앵커 : 북한이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의 졸업시험과목에 '컴퓨터 실기'를 새롭게 지정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올해는 졸업시험이 이미 끝났기 때문에 내년 시험부터 도입하게 될 것이라고 현지 소식통들이 전해왔습니다.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정보산업시대’에 필요한 컴퓨터 인재육성에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고 선언한 북한이 컴퓨터 과목을 학교의 졸업시험과목으로 지정했다고 여러 내부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최근 연락이 닿은 함경북도의 한 교육부문 관계자는 “올해부터 컴퓨터 실기시험이 학생들의 졸업시험과목으로 지정됐다”며 “초등학교는 컴퓨터기초지식, 중학교는 문서작성실기, 고등학교는 프로그램 작성기초를 시험으로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올해는 졸업시험이 이미 끝났기 때문에 내년부터 초등학교와 중, 고등학교 졸업시험에 컴퓨터 실기시험이 들어가게 될 것이라며 이제는 매 학교들마다 학생들의 인원수에 따라 30대에서 50대 정도의 컴퓨터를 보유하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북한 당국이 중국에서 부속(부품)들을 들여와 생산한 ‘붉은별’과 ‘은하’를 비롯해 자체적으로 조립, 생산한 컴퓨터를 교육기관들을 통해 계속해서 학교들에 공급했다고 그는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컴퓨터들은 속도가 느리고 저장용량이 60기가 미만이기 때문에 교육용으로만 사용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양강도의 소식통은 “지난해 시, 군 고등중학교들에 ‘컴퓨터 시험채점기(OMR)'를 도입한데 이어 올해부터는 컴퓨터 과목을 졸업시험 과목으로 지정했다”며 “이로써 고등중학교 학생들은 졸업시험 과목이 8개로 늘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은 기존 초등학교들에서 김일성 대원수님 어린시절, 수학, 국어를, 고등중학교들에서는 김일성 김정일 혁명력사와 수학, 물리, 화학, 외국어 국어문학을 졸업시험으로 보았는데 이제는 컴퓨터 실기도 졸업시험으로 치러야 한다는 설명입니다.
그런가하면 올해부터는 초등학교 3학년부터 컴퓨터 기초교육을 주고 있다며 초등학교 학생들은 컴퓨터 각 부위의 이름들과 역할, 초보적인 타자연습을 위주로 교육을 받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한편 양강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사범대학과 교원대학의 ‘정보화강좌’ 졸업생들이 매 학교들에 컴퓨터 교원으로 배치됐다”며 “학교에도 ‘컴퓨터 교실’들이 꾸려져 컴퓨터 교육을 위한 준비는 이미 마무리되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학생들은 며칠에 한 번씩 돌아오는 수업시간에나 컴퓨터를 만져볼 수 있다”며 “집에서도 마음대로 컴퓨터를 공부해야 하는데 컴퓨터가 있는 가정이 극히 드물다”고 말해 북한의 컴퓨터 인재양성에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음을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