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몰래 컴퓨터’ 엄벌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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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중국산 중고 컴퓨터들이 장마당에서 헐값에 팔리면서 북한 당국의 또 다른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주민들의 컴퓨터사용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고 판단한 당국이 컴퓨터의 등록과 관리규정을 강화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앞으로 북한에서 주민들이 몰래 노트컴(노트북)을 소지했다가 적발되면 간첩으로 몰릴 수도 있다고 합니다. 북한당국이 ‘몰래 컴’ 소유자를 “소형 라디오와 꼭 같이 취급한다”고 선포했다고 최근 연락이 닿은 자유아시아방송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6일 연락이 닿은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이제부터 불법적인 ‘몰래 컴’을 가지고 있다가 걸려든 사람들은 소형라디오 소지자들과 똑 같은 취급을 받게 된다”며 “소형라디오를 가지고 있다 적발되면 ‘간첩’으로 처벌을 받게 된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당국은 녹음기와 녹화기, 디지털 카메라, 컴퓨터와 같은 음악영상(미디어) 전자제품들을 반드시 국가에 등록하고 정기적인 검열을 받도록 조취(조치)하고 있습니다. ‘몰래 컴’은 개인들이 당국에 등록을 하지 않고 몰래 가지고 있는 노트컴을 의미한다고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지난해부터 강화된 불법영상물 단속이 오히려 ‘몰래 컴’을 확산시키는 계기로 됐는데 장마당들에 나가면 밀수꾼들이 들여 온 중국산 중고 노트컴을 최하 중국 인민폐 600원(한화 12만원)으로도 살 수 있다고 그는 이야기했습니다.

이와 관련 양강도의 한 소식통은 7일, “중고 ‘노트컴’은 값도 눅(싸)고 정전이 돼도 배터리를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며 “특히 국가에 등록하지 않아도 감추기가 쉬워 단속을 얼마든지 피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렇게 등록되지 않은 노트컴이 늘면서 북한 당국은 장마당에서 암암리에 팔리고 있는 ‘노트컴’을 단속하는 한편 인민반 회의를 열어 “‘몰래 컴’을 가지고 있는 자들은 솔직하게 국가에 등록하라”고 주민들을 회유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또 인민반 회의를 통해 “개인들의 컴퓨터는 국가에 등록을 했다고 해도 비밀번호를 넣어 잠글 수 없다”고 규정했다고 소식통은 설명했습니다. 비밀번호를 넣어 당국의 검열을 어렵게 하는 컴퓨터는 임의로 회수 조치될 수 있음을 경고했다는 의미입니다.

그러나 소식통들은 “‘몰래 컴’만 있으면 불법적인 영상물이나 음악, 게임 같은 것도 마음대로 즐길 수 있다”는 이유를 들며 “당국이 아무리 단속을 한다고 엄포를 놓아도 ‘몰래 컴’을 근절시키기는 사실상 불가능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