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이 대통령 등 원색적 비난 이유는?

MC:

요즘 북한이 자기들의 “최고 존엄을 건드렸다”면서 주민들을 대거 동원해 한국의 이명박 대통령을 원색적으로 비난하고 있습니다.

왜 북한이 대남 적개심 조성에 나섰는지,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이 입에 담기 어려운 욕설과 폭언까지 동원하며 이명박 대통령을 맹비난하고 있습니다.

<녹취: 북한 중앙TV>

북한 대남선전용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는 무장한 군인들을 등장시켜 섬뜩한 분위기를 조성하는가 하면, 4일에는 15만 명 대군중이 참가한 가운데, ‘미친개’ ‘죽탕치자’는 등 살벌한 구호들을 연발하고 있습니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달 28일 인천의 한 군부대 내무반에 붙여진 김정일, 김정은 부자 비난 구호를 한국의 한 매체가 보도하면서 촉발됐습니다.

한국 국방부는 부대 장병들에게 대적관념을 인식시키기 위해 붙여진 구호라면서, 북한이 격한 반응을 보이는 데 대해 “그동안 북한은 우리 정부와 최고위층에 대해 입에 담지 못할 비방 중상행위를 계속해왔다”고 맞대응 했습니다.

그동안 한국과 해외 언론은 김정일에 대해 ‘국방위원장’, 김정은에 대해서는 ‘노동당 중앙 군사위 부위원장’이라는 직함을 붙이는 등 최소한의 보도윤리를 지켜왔지만, 북한 관영매체들은 이 대통령을 ‘역도’, ‘주구’라고 꾸준히 비방 중상해왔습니다.

이처럼 북한이 과격하게 반응하는 데 대해 탈북자들은 대남적개심을 촉구시켜 내부 결속을 하고, 남한 선거에 영향을 주기 위한 일대 깜빠니아(캠페인)운동이라고 말합니다.

“사격표지판 할 때 미국 놈, 000 등 이렇게 비난했기 때문에 북한이 할 말이 없지요. 저들이 먼저 해놓고 이제 와서는 남남갈등을 불러일으키려니까 그렇지요”

이 탈북자는 북한에 있을 때 수령을 절대적인 존재라고 생각했는데, 남한에 와서는 달라졌다고 말했습니다.

“남한에 오니까, 북한에서 배웠던 것과는 완전 딴판이니까…… 처음에는 충격이었고, 그 다음에 살다 보니까 대통령도 욕도 먹을 수 있고 응당하게 생각됐어요”

그는 “지금까지 북한이 욕하지 않은 한국 대통령은 김대중, 노무현 둘 뿐”이라면서 “지원을 잘 해주면 비난하지 않고, 지원을 안 해주면 비난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은 김대중 노무현 정부와는 크게 달랐습니다.

이명박 정부는 집권초기부터 “핵을 페기하고 개혁개방을 해야 경제지원을 하겠다”는 원칙을 세움으로써 북한의 반발을 불러왔습니다.

미국에 정착한 또 다른 탈북자는 “김일성 김정일 때에는 남한에서 김 부자를 비난해도 숨겨왔지만, 김정은 시대에는 내놓고 공개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은 2000년에 남한에서 살다 북송된 비전향 장기수들을 텔레비전에 출현시키고, “장군님 흠모열풍이 남녘땅을 진감하고 있다”고 과장된 선전을 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김정은 시대에는 주민들에게 적극적으로 공개하고 대남적개심을 유도하는 수단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소립니다.

미국의 한 대북 전문가는 “요즘 남한 사회가 탈북자 강제 북송을 반대해 중국정부를 압박하는 가운데, 북한도 대남 적개심을 조성해 맞불을 놓으려는 의도”라고 분석했습니다.

그는 또 “남한의 국회의원 선거철이 다가오자, 북한이 이명박 정권에 책임을 전가시키기 위해 남남갈등을 유발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