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주민들, 체제·정권 비판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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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북한 주민들 사이에 체제나 정권에 대한 비판이 급증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보안 당국은 범인색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번번이 검거에 실패하고 있습니다. 북한 보안당국의 수사력이 한계에 달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중국에서 김준호 특파원이 전합니다.

최근 중국을 방문한 평안북도 주민 진 모 씨는 "곰 세 마리 노래가 남조선 노래가 맞느냐”고 자유아시아 방송(RFA) 기자에게 물었습니다.

지난해 당대표대회 이후 김정은이 공식 후계자로 등장하자 남한의 동요 ‘곰 세 마리’의 가사를 바꿔 북한 권력의 3대 세습을 풍자한 노래가 북한 사회에 퍼졌다는 것입니다. 진 씨는 이 노래가 남한 동요라는 소문은 들었는데 확실한지 알고 싶었다고 말했습니다.

진 씨는 “이 노래가 처음 주민들 속에 번지기 시작했을 때 3대 세습을 비난하는 가사를 퍼뜨린 범인을 잡기 위해 보위부나 보안부 등이 철저하게 수사했다” 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범인 색출에 실패하자 슬그머니 각종 교양시간을 통해 남한 안기부가 공화국을 음해하기 위해 악의적으로 퍼트린 노래라고 거짓 선전하고 있다는 것 입니다.

함경북도 청진 주민 류 모 씨는 “강성대국의 문을 활짝 열겠다는 2012년을 앞에 두고 최근엔 강성대국을 비웃는 얘기가 주민들 사이에 돌고 있다”며 그 중 한 가지를 소개했습니다.

“내년에 열리게 될 강성대국의 문을 미리 열고 들여다봤더니 그 안에 몽땅 간부들만 자리를 잡고 앉아 있더라” 는 얘깁니다.

류 씨는 북한 주민들 사이에 강성대국 건설에 대한 비판과 비아냥이 담긴 내용이 적지 않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보안 당국에서 이런 얘기를 퍼뜨린 사람을 찾아내려 혈안이 되어있지만 범인이 잡힐 리 없고 결국 남한 국정원이 퍼뜨린 소문이라고 둘러댈 것이 뻔하다”고 잘라 말했습니다.

북한정권에 대한 불만이 사회전반에 고조되어있어 주민들의 고발정신도 퇴색되었고 검거에 나서는 보안 당국자들의 태도 또한 예전 같지 않다는 주장입니다. 진 씨나 류 씨는 모두 “예전 같으면 누군가의 고발이 두려워 체제나 당 수뇌부에 대한 불만을 절대 입 밖으로 표현할 수 없었지만 지금은 아주 가까운 사람들끼리는 서로 불만을 토로하며 보위부 요원이 이를 듣고도 모른 채 하는 경우도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북한에 살다가 중국 단동에 정착한 화교 조 모 씨는 “국경 연선에서 탈북자들의 도강을 도와주는 군 간부들이나 불법휴대전화 사용을 적발하고도 눈 감아 주는 보안 요원들은 비록 돈을 받기는 하지만 심정적으로 어느 정도 동조하는 것으로 알고있다”고 말했습니다.

수년째 중국에서 북한주민돕기사업을 펼치고 있는 한국의 한 종교단체 관계자는 자신의 북한내부 소식통의 말을 인용, “보안사범을 단속해야 하는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체제에 염증을 느끼고 있는데 범인 검거가 잘 되겠느냐”고 반문했습니다.

북한 당국이 최근 국경 연선에서 폭풍군단, 1118상무 등 합동검열대를 새로 조직하는 것도 이런 사정 때문이라고 대북 소식통들은 지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