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박성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서울외신기자클럽에서 26일 회견을 한 김형오 국회의장은 남북관계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북한의 진정성 있는 태도라고 평가했습니다. 북한이 최근 들어 한국에 유화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지만, 그 속내가 뭔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번 발언은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남북 적십자 회담이 3일간 일정으로 금강산에서 시작된 가운데 나왔습니다. 김형오 의장입니다.
김형오: 북한의 단편적인 태도 하나를 가지고 북한이 어떻게 대화에 어느 정도 임할 것인지를 지금 단정할 수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진정성 있게 임하느냐 아니냐 하는 것입니다.
북측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국장에 특사 조문단을 보내 “남북 협력의 진전”을 위한 김정일 위원장의 뜻을 이명박 대통령에게 지난 23일 직접 전달했습니다. 남측과 대화하지 않겠다던 북측의 기존 입장이 변화한 것입니다.
하지만 김 의장은 한 가지 현상만을 놓고 북측의 태도를 평가하기엔 이르다고 지적했습니다.
김형오: 김기남 비서 일행이 오간 것이 좋은 징조이지만, 해결된 건 아무것도 없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김 의장은 “그간 남북관계가 경색된 것은 한국 측의 태도 때문이 아니라 북측의 태도 때문이었다”면서, “이명박 정부의 일관된 대북 정책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김 의장은 북한이 핵을 포기해야 하며, 이를 위해 북한이 북핵 6자회담으로 돌아와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김 의장은 또 “남북 정상회담이 빨리 열릴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으면 좋겠다”면서도 한반도 비핵화가 남북관계의 가장 중요한 전제라는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에 지지를 표명했습니다. 남북 간 경제협력 뿐 아니라 북핵 문제가 남북 당국 간의 중요 의제가 돼야 한다는 의견을 분명히 밝힌 셈입니다.
김형오: 나는 정치인으로서, 책임 있는 정치인으로서, 그리고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한반도에는 1g의 핵무기도 존재해선 안 된다는 점을 이 자리에서 분명히 말씀드립니다.
김 의장은 이산가족 상봉과 대북 인도적 지원, 그리고 금강산과 개성공단 사업이 “좀 더 진전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김 의장은 개성공단 활성화를 위해서는 북측이 그간 제시해 온 “무리한” 요구를 “어떻게 합리적으로 양보 내지 타협할 것인지를 남북 접촉을 통해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김 의장은 또 “금강산 관광이 빨리 재개되기를 희망한다”면서도, “한국 국민이 관광을 갔다가 아무런 이유 없이 총에 맞아 죽는 일이 되풀이 된다면 누가 관광을 가겠냐”면서 “북한이 분명하고 책임 있는 조치를 내놔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