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건설현장에 대학생 동원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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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당국이 2012년 강성대국을 위한 각종 대형 건설공사에 대학생들을 동원하고 있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습니다. 북한이 전국의 모든 대학에 10개월간의 휴교령을 내려가면서까지 공사현장에 대학생을 동원하는 까닭은 무엇일까요.

중국의 김준호 특파원이 그 이유를 알아보았습니다.

중국 방문길에 나선 평양 주민 문 모 씨는 “대학생들은 일반 노동자들보다 공사현장에서 통제하기가 수월하다”고 말합니다. 북한 당국이 2012년 강성 대국 건설을 내세우기 위해 벌인 대형 공사에 대학생들을 동원하는 이유가 학생들은 통제하기 쉽기 때문이라는 것 입니다.

문 씨는 “대학생들은 노력동원을 거부하거나 현장에서 일을 건성으로 하다 적발되면 퇴교 조치하겠다고 위협할 경우 순순히 말을 잘 듣는다” 고 설명했습니다. 온갖 까다로운 심사를 거쳐 어렵게 입학한 대학에서 쫓겨날 것이 두려워 감히 노력동원을 거부하지 못한다는 얘깁니다.

또 다른 평양 주민 주 모 씨는 북한 당국이 대학생 노동자를 선호하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고 말합니다. 대학생들이 일반 노동자에 비해 힘을 잘 쓴다는 것입니다. 주 씨는 “대학생들은 일반 주민에 비해 비교적 집안 형편이 나은 편이어서 건설 현장에 나와도 자신의 식량은 자기절로(스스로) 해결 한다”고 말합니다. 굶주림에 시달리는 일반 노동자들에 비해 당연히 노동의 효율이 높을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황해남도 주민 김 모 씨는 이와 관련된 일화를 소개했습니다. 지난 봄 모내기 전투 때 평양 김일성 종합 대학 학생들이 농촌에 지원을 나갔을 때의 얘깁니다. 당시 농촌에 동원 나온 학생들이 자신들의 용돈을 모아 돼지 한 마리를 사서 농장원들을 대접했다고 합니다. 농장원들은 학생들이 일도 잘 하는데다 예의도 밝은 사람들이라며 앞 다퉈 칭찬했다고 김 씨는 강조했습니다.

김 씨는 북한당국이 10개월간 휴교조치라는 무리수를 두면서 대학생들을 동원하는 이유가 이들이 갖고 있는 장점을 국가가 이용하는 측면이 강하다고 말했습니다. 아직 북한사회의 부조리에 물들지 않고 순수한 학생들의 열정을 국가가 이용하고 있다는 것 입니다.

한편 휴교령에 이어 대학생을 장기간 노동현장에 투입하는 과정에서 각종 부조리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함경북도 청진 주민 류 모 씨는 “돈이 많거나 힘 있는 간부의 자식들은 동원에서 빠지는 경우가 많다”고 말합니다. 노력동원에서 빠지는 데는 북한 돈으로 몇 십만 원이면 된다고 밝힌 류 씨는 “100달라만 해도 25만원이 넘는다”며 “그 정도는 돈있는 사람들에게는 큰돈이 아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평양 주민 주 모 씨는 “뇌물을 고이고 동원에 빠진 학생들 중에는 휴교기간 동안 특권층 자녀의 과외 학습을 해주며 돈 벌이를 하는 경우도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강성대국 건설을 위해 전시에나 있을 법한 대학 휴교령까지 내려가며 건설 사업에 전력을 쏟고 있는 북한 당국, 몇 달 앞으로 다가온 강성 대국 원년의 모습이 더욱 궁금해지는 대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