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요즘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지시로 평양이 온통 공사판이 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여기에 드는 건설자재를 주민들에게 부담시켜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고 합니다.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양에 한창 건설 중인 문수물놀이장, 미림승마구락부 건설장, 청춘거리 체육촌을 해외 인터넷 지도업체 구글어스(Google Earth)로 들여다보았습니다.
널따란 문수공원 자리에는 공원 전체가 파헤쳐졌고, 그 내부에는 물놀이장과 롤러스케이트장 등 위락시설들이 건설되고 있습니다.
미림비행장 바로 옆에 대형 원형 승마주로가 보이고, 승마구락부가 건설되는 중심에도 곳곳에서 삽질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이처럼 평양 곳곳에서 토목공사가 진행되면서 주민들의 어깨를 짓누르고 있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습니다.
얼마 전 연락이 닿은 한 평양 주민은 "지금 평양에서 문수물놀이장 공사와 청춘거리 체육촌 개보수 공사 등 대규모 공사들이 연이어 진행되어 수도 전체가 공사판이 되었다"면서 "공사에 필요한 건설자재를 시민들에게 부과시켜 숨이 가쁘다"고 27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그는 "직장과 인민반에서 물놀이장 개건 공사에 필요한 마대와 자갈, 모래를 바치라고 요구한다"면서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이 어디서 자갈과 모래를 가져다 바치라고 하는지 시키는 사람들의 속마음을 이해하기 힘들다"고 터놓았습니다.
시민들에게 지원물자를 부담시키다 못해 건자재까지 부과시키자, 이를 이용해 군인들은 공사장의 모래와 자갈을 빼돌려 팔아먹고 주민들은 그 공사장의 모래를 다시 갖다 바치는 해프닝까지 벌어졌다고 그는 한탄했습니다.
이 주민은 "인민반장이 찾아와 집 문을 두드리는 소리만 나도 겁이 난다"면서 "주민들의 '기피대상 1호'가 인민반장"이라고 꼽았습니다.
인민반장들은 당국의 지시를 주민들에게 하달하고, 공사장 자갈 모으기, 모래 나르기, 나무 심기 등 각종 사회노동에 주민들을 동원시켜 '인력동원지도원' 이란 별명까지 얻었습니다.
새로 건설대상으로 부각된 5.1경기장 개건보수 공사에 대해서도 그는 부정적인 시각을 보였습니다.
이 주민은 김 제1위원장이 최근 5.1 경기장을 다시 개건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과 관련해 "멀쩡한 경기장을 또 뜯어 고친다"며 "경기장을 별로 사용하지 않아 시설도 괜찮았는데, 뭐가 마음에 들지 않아 뜯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습니다.
스위스와 일본 등 서방세계의 선진 경기장과 놀이시설을 경험한 김 제1위원장이 평양을 현대 도시풍으로 바꿔보겠다는 욕심에서 시작한 거라는 지적입니다.
평양에 거주했던 한 탈북자는 "김정은이 아버지 김정일과 차별화하려고 평양 시민을 위해 적지 않은 돈을 쓰는 것 같지만, 결국 일반 주민들의 주머니를 털어 지어 불만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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