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최근 북아프리카와 중동 지역에 불고 있는 민주화 바람이 북한에서도 가능할 지 여부가 주목되는 가운데 북한의 변화를 위해서는 북한 주민의 외부 접촉을 더 늘려야 한다고 한국의 윤영관 전 외교통상부 장관이 말했습니다.
양성원 기자가 윤 전 장관을 만나봤습니다.
윤영관 전 장관은 최근 자유아시아방송(RFA)과 만나 아직 북한에서 중동 지역에 불고 있는 민주화 바람을 기대하기는 역부족지만 북한의 변화를 위해서는 북한 주민의 외부 접촉을 늘리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지난 2월 24일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주에 위치한 스탠퍼드대학에서 열린 북한 관련 토론회에 참석한 윤 전 장관은 북한 주민들이 외부 세계와 접촉을 늘려 의식 수준이 높아졌을 때 북한 당국도 국제규범을 따를 필요를 느끼게 된다면서 서방 세계가 북한 주민과의 접촉을 더 늘려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윤영관:
북한 주민들이 외부 세계와 접촉을 늘려 세계를 바라보는 눈이 제대로 정립될 때 북한의 정책 방향이 세계에서 통용되는 규범이나 세계적인 추세를 따라가게 되고 또 변화가 가능하다고 봅니다. 그렇기 때문에 가능하면 서방 사회에서 그런 기회를 더 적극적으로 많이 만들어줘야 한다고 봅니다.
윤 전 장관은 특히 북한 공무원이나 젊은 학생들이 서방 국가에서 유학하면서 국제적 규범을 익힐 수 있는 기회를 적극적으로 마련해줘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윤 전 장관은 또 북한이 IMF, 즉 국제통화기금 등의 국제기구에 가입할 수 있도록 허용해 북한이 세계에서 통용되는 경제 규칙을 준수하도록 만들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윤영관
: 그것(북한의 IMF 가입)이 북한 내부 경제의 개방이나 개혁에 도움이 되는 것인데 그 문제를 북한의 핵문제와 연계해 제동을 거는 것이 한국의 정책적 효과로 봤을 때 과연 좋은 것인가 하는 점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입니다.
윤 전 장관은, 물론 북한이 국제통화기금 등 경제기구에 가입한다고 해도 얼마나 국제사회의 규범을 지키고자 할 지 그 의지가 변수이긴 하지만 북한의 국제경제기구 가입을 한국 측에서 굳이 막을 필요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함께 토론회에 참석했던 한국의 유명환 전 외교통상부 장관은 자유아시아방송(RFA)과 만나 북한도 중동의 민주화 추세 속에서 영원히 예외가 될 순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유명환:
(최근 중동의 민주화 상황은)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바람이라고 할 수 있다. 그동안 몇 십 년 동안 축적된 국민들의 불만이 한꺼번에 표출됨으로써 역사가 변하는 것입니다. 그것은 누구도 언제, 어떻게 일어날 지 예측하기는 어렵다고 봅니다. 결국 이런 상황에서 북한도 예외가 될 순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유 전 장관은 북한 내 정보전달 수단과 교통수단의 부재 등 특수한 상황 때문에 당장 북한에서 중동에서처럼 민주화 운동이 일어나긴 힘들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