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일부 계층에 애국미 강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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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이 농민들과 노동당 입당대상자들을 상대로 '애국미 헌납'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입당 대상자들은 어쩔 수 없이 애국미를 바쳐야 하지만 농민들은 서로 눈치만 보고 있는 실정이라고 현지 소식통들이 전해왔습니다.

서울에서 문성휘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북한 당국이 협동농민들과 노동당 입당대상자들을 상대로 또다시 ‘애국미 헌납’을 독려하고 있다고 복수의 함경북도 소식통들이 전해왔습니다.

강제적인 방법은 아니라고 하지만 노동당 입당대상자들은 어쩔 수 없이 ‘애국미’를 바쳐야 할 상황이고 협동농민들도 ‘애국미’를 바치지 않으면 어떤 불이익을 당할지 몰라 속앓이를 하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언급했습니다.

최근 연락이 닿은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요새 입당대상자들과 농민들을 상대로 ‘애국미 헌납운동’이 벌어지고 있다”며 “좀 있으면 우리한테도 ‘애국미’ 과제가 떨어지지 않겠는지 모르겠다”고 근심했습니다.

이와 관련 또 다른 함경북도의 소식통은 “이번 ‘애국미 운동’은 농민들과 입당대상자들에 한정된 것이다”며 “직접 국가에 바치라는 것도 아니고 주변 군부대들과 건설장들에 지원을 하라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이 소식통은 건설장들에서 일하는 돌격대원들이 밥 량이 적은데다 식량공급이 제대로 안 돼 일을 능력껏 못하고 있다며 군인들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라고 말했습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북한은 전기를 비롯한 여러 가지 사정들로 아직까지 ‘낟알털기’가 채 끝나지 못한데다 열차운행까지 지체돼 지방에 있는 돌격대원들과 군인들에게 제때에 식량을 공급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설령 식량공급이 된다 하더라도 밥량이 너무 적어 하루 종일 일해야 하는 돌격대원들이나 훈련 중인 군인들은 항상 배고픔에 시달리기 마련이라고 그들은 말했습니다.

한편 북한의 공장기업소들은 입당대상자들을 상대로 “사회주의 건설장들이나 주변 군부대들에 통이 크게 지원하라”며 “입당을 하려면 그만큼 나라에 기여하는 몫이 있어야 한다”고 노골적인 지원을 강요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가하면 협동농장 일꾼들은 “군인들과 건설자들의 식량문제로 하여 장군님(김정은)께서 많은 걱정을 하고 계신다”고 호소해 ‘애국미 헌납운동’과 관련해 김정은의 지시가 있었음을 우회적으로 언급하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설명했습니다.

소식통들은 “입당대상자들의 경우 순위에서 밀릴까봐 하는 수 없이 지원을 한다”며 “그러나 농민들이 ‘애국미를 지원했다’는 말은 아직 들어보지 못했다”고 말해 자원성에 기초한 북한의 ‘애국미 헌납운동’이 효과가 별로 없음을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