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의 정치, 사회를 이해하기 위해 최근 북한을 방문한 미국의 민간단체 대표는 주민과의 자유로운 접촉이 금지되는 통제된 북한 체제가 쉽게 개방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미국에서 가장 큰 한인 밀집지역이 있는 로스앤젤레스에 기반을 둔 민간연구소인 태평양국제정책협의회(Pacific Council on International Policy)의 제럴드 그린(Dr. Jerrold D. Green) 대표는 5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당국이 허락한 장소와 사람만 방문하고 만날 수 있는 통제된 북한 관광에 실망감을 나타냈습니다.
그린 대표: 북한을 다시 방문할 필요성을 못 느낍니다. 최근 일간지 로스앤젤레스타임스(Los Angeles Times)에 어떤 사람이 기고한 글을 보니 북한을 9번 방문하고도 북한 체제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하더군요. 그러니 다시 갈 필요가 없죠.
그린 대표는 지난달 26일부터 9월 1일까지 국제 정치 등의 연구에 관심이 많은 이 연구소 관계자들이 북한 사회를 이해하기 위해 함께 북한을 방문했지만 북한 당국의 통제로 주민들과 자유롭게 접촉하지 못했다면서 이같이 말했습니다. 북한에 대해 너무 알려진 바가 없어(resource constrained) 지적 호기심을 충족시키기 위해 직접 방문했지만 별 소득을 얻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최근 북한의 개혁 개방 여부에 서방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가운데 로스앤젤레스 카운티(county)의 마이클 앤토노비치(Michael Antonovich) 수퍼바이져(supervisor)와 기업 대표 등 20여 명의 연구소 관계자들이 대거 방문하면서 언론의 관심을 끌게 된 데 대해 그린 대표는 정치적 성격의 방문이 아니었다고 밝혔습니다. 구성원이 지방 단체나 기업의 대표라고 해서 북한 당국으로부터 초청을 받은 정치적인 방문도 아니고 또한 대북 투자 가능성을 타진하려는 목적도 없었다는 것이 그린 대표의 설명입니다.
그린 대표: 방북단 중 저는 은퇴한 정치학 교수였고 법조인도 있었습니다. 기업가들이 많았지만 투자를 염두에 둔 사람은 없었습니다. 저희는 국제 관계에 관심이 많은 관광객이었을 뿐입니다.
이들 방북단은 김일성대학, 원산 농업대학, 천리마제강연합기업소, 사리원협동농장 등을 둘러보고 특히 북한에 상주하는 서방의 외교 관리들과도 만남을 가졌습니다.
중동 정치를 전공한 그린 대표는 서방 외교관들과의 대화에서도 북한의 폐쇄성을 재확인 할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린 대표: 평양주재 서방외교관들에게 북한 주민들과의 접촉(interactions)을 할 수 있느냐고 물었지만 그들도 모두 저희 방문객들과 마찬가지라는 답이었습니다. 아리랑 공연에 수 만 명의 북한 사람이 있었지만 그들과 교류를 할 수 없었다는 말이죠. (We saw things but we didn't really engage.)
그린 대표는 그러면서 북한 주재 외교관들이나 북한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북한의 개방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점치고 있지만 현재 북한 사회의 폐쇄성으로 미뤄 낙관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