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북도 온성군과 무산군 등 협동농장들에서 종자를 개량했다며 내놓은 강냉이 신품종이 오히려 부실해 곡물생산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북한을 왕래하고 있는 한 중국동포가 23일 자유이사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채종농장에서 작년도 새롭게 ‘은파 3호’요, ‘재령 1호’요 하면서 종자 개량을 했는데 (나오지 않아서)파보니까 말라서 죽었답니다. 파종을 다시 한 것도 사는 비율이 낮아서 거기다 늦감자를 심었거든요.”
북한은 지난해 강냉이 종자 개량을 목적으로 채종 농장들에서 신품종을 개발하도록 했습니다.
그러나, 올봄에 이 종자를 밭에 심은 결과 도리어 빈 포기가 아주 많아졌다고 이 중국동포는 말했습니다.
올해 봄에 기후가 좋아 논벼 작황은 괜찮지만, 강냉이 밭은 빈 포기가 많아 멀리서 보기에도 들쭉날쭉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이 중국인은 말했습니다.
실제로 9월 강냉이 수확기를 앞두고 북한 농민들 사이에서는 벌써부터 올해 농사는 망했다는 실망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이 소식통은 전했습니다.
벼농사 작황이 좋다고 하더라도 전체 농지 면적의 약 70%를 차지하는 강냉이 농사를 망치면 전반적인 곡물생산량이 크게 떨어진다는 것입니다.
게다가 북한 당국이 올해 초부터 소토지를 경작하지 못하게 통제했기 때문에 잠재 식량원천도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함경북도 지방과 연락하고 있는 탈북자들은 말하고 있습니다.
소토지에서 생산된 곡물은 국가 통계에 들어가지 않는 식량으로, 매년 북한에서 모자라는 식량부족분을 메워주는 잠재적 식량 원천이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의 2차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에 따른 유엔 대북제재 조치로 북한은 현재 외부에서 지원되는 식량이 과거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상태입니다.
해마다 이뤄지던 차관 형식의 한국의 대북 쌀 지원도 중단된 데다 대북 식량 지원을 중단하고 있는 미국도 인도적 지원은 계속하겠다고 공언하면서도 북한에 대해 지원한 식량의 분배 투명성을 보장할 것을 요구하며 애매한 태도를 보이고 있어서 식량 지원이 언제 재개될 지 불투명한 상태입니다.
최악의 경우 북한은 내년도 식량을 완전히 북한 내부에서 생산되는 양으로 충당해야 하는 어려움에 처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 때문에 올해 북한의 내부 곡물작황이 좋지 않고, 잠재적 식량원천도 통제된 상황에서 국제사회의 지원마저 부족할 경우 북한은 또다시 심각한 식량난에 직면할 것으로 전망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