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북한의 호텔이나 외화상점과 같은 외화봉사단위들에서 사용하는 전자결제카드에 대한 반응이 좋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북한의 외화봉사단위에서 현금 대신 사용할 수 있는 ‘나래’ 전자결제카드가 2010년 12월 처음 등장한 후 평양 거주 외교관이나 북한을 방문하는 외국인들 사이에서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북한에서 지난해 가을까지 5년 간 스위스개발협력처(SDC) 평양사무소장으로 근무했던 카타리나 젤위거(Katharina Zellweger) 씨는 유로화를 내고 상점에 거스름돈이 없어 오랫동안 기다리곤 했는데 전자결제카드를 사용하면서 그런 일이 없어졌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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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위거 전 소장
: 100유로를 물건값으로 내면 종업원이 거스름돈이 없다면서 오랫동안 기다리게 하곤 했습니다. ‘나래’ 전자결제카드를 사용하면 훨씬 빨리 지불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북한을 자주 방문하는 익명을 요구한 미국의 민간단체 관계자도 북한에서는 물건을 사고 거스름돈을 정확히 받지 못하는 경우가 잦았다고 전했습니다. 특히 상점에선 거스름돈이 없다면서 물건값 중 1달러나 1유로 미만은 상점에 유리하게 반올림하곤 한다는 것입니다. 북한의 외화 상점에서는 유로화 동전은 사용할 수 있지만 미화 동전은 받지 않는 경우가 많아 외화 상점에서 물건을 구입할 때 구매자는 물건값 중 대부분은 유로화나 미화, 혹은 위안화 현금으로 지불하고 1달러 미만의 액수에 대해서는 전자결제카드를 사용하기도 했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젤위거 전 소장은 호텔, 음식점, 그리고 평양주재 외교관이나 북한 특권층 만이 이용할 수 있는 평양상점(Pyongyang Shop) 등에서 전자결제카드가 편리하게 사용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외교 클럽 수영장에 입장할 때 손쉽게 입장료를 낼 수 있었고 자신이 평양에 거주하는 동안 전자결제카드를 사용할 수 있는 장소가 점점 많아지고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또 다른 유럽의 민간단체 관계자도 익명을 전제로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의 사망 이후 외화 사용에 대한 규제가 있었을 때 북한 관리들이 전자결제카드를 사용해 물건을 구입했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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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자:
일부 북한 사람도 전자결제카드를 사용하는데요. 특히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의 사망 후 외화사용이 통제됐을 때 북한 관리들이 이 카드를 이용해 물건을 사곤 했다고 들었습니다.)
현재 북한 전역의 외화봉사단위에서 상품이나 봉사대금을 지불하는데 조선무역은행에서 발행하는 ‘나래’ 전자결제카드나 중국과 북한 간 합작은행인 고려은행에서 발행하는 ‘고려’ 전자결제카드가 현금 대신 사용됩니다.
젤위거 전 소장은 은행에 갈 필요 없이 외교관들이 사용하는 평양 상점 등에서 신분증이나 여권을 제출하지 않고도 손쉽게 전자결제카드를 구입할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카드 구입비 3유로를 지급하고 유로화, 달러화, 위안화를 입금하면 당일 공식 환율에 따라 북한돈 액수를 전자결제카드에 입금시켜준다는 설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