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 함경북도 청진시에서 살인사건을 비롯한 강력범죄가 꼬리를 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정은 정권이 전쟁위협 수위를 높여가고 있지만 정작 북한 내부는 통제가 어려울 정도로 해이돼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주민통제가 완화된 북한에서 수습이 어려울 정도의 강력범죄가 잇따르고 있다고 복수의 함경북도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강력범죄의 상당수는 현역군인들에 의해 저질러지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주장했습니다.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최근 "2월 28일, 청진시 수성천에서 마약거래 혐의로 40대 남녀 2명을 공개 총살했다"며 "3월 7일에도 한국영화를 본 혐의로 20대의 여성 한명과 남성 2명을 공개재판하고 교화(교도소)형에 처했다"고 전했습니다.
특히 3월 7일에 재판을 받은 20대의 남녀들은 '전시동원태세'로 군사훈련이 한창이던 와중에 한국영화를 보다가 현장에서 적발된 것으로 알려져 주민들에게 충격을 주었다고 소식통은 언급했습니다.
또 다른 함경북도의 소식통은 "전시동원태세가 해제된 후 청진시에서 살인, 강도와 같은 중(강력)범죄가 매일이다시피 일어나고 있다"며 "성폭행이나 매음(매춘)과 같은 사회문란행위는 분주(파출)소에서 미처 취급하기도 어려울 지경"이라고 말했습니다.
수남구역 어항동에서는 3월 24일, 돈을 받고 숙박업을 하던 한 인민반장이 2명의 강도에 의해 살해됐는데 살인자들은 인민반장의 집에 있던 중국인민폐 4천5백(한화80만원)원과 미화 4백 달러를 모두 빼앗아 달아났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25일에는 청진시 김책제철소 노동자 2명이 공장 구내에서 같은 공장 여성을 성폭행 살해한 혐의로 체포됐는가 하면 신암구역 포항동에서는 중국화교의 집에 들어가 강도질 하려던 군인들이 주인을 칼로 찌르고 도망치는 사건도 있었다고 그는 설명했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한 대학생 소식통은 "최근 일어나는 중범죄의 대부분은 군인들이 저지른 것"이라며 "훈련기간 꼼짝도 못하고 갇혀있던 군인들이 전시동원태세가 해제된 후 한꺼번에 풀려나오면서 온갖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전시동원태세'가 해제된 3월 21일 이후 많은 살인 사건들이 있었는데 피해자들 대부분이 여성들이었고 이들이 군인들로부터 성폭행을 당하는 과정에 목숨을 잃었다고 그는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러한 사건들이 단순히 청진시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며 "전시동원태세와 함께 강화됐던 주민통제가 일제히 해제되면서 전국적인 규모에서 사건사고들이 꼬리를 물고 있다"고 말해 전쟁 긴장감이 누적됐던 북한 사회가 상당한 후유증을 겪고 있음을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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