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 보위부가 취조 과정에서 과도한 폭행으로 주민이 사망한 사건이 뒤늦게 드러나 사법 당국에 대한 북한 주민들의 불신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이 소식, 서울에서 노재완 기자가 보도합니다.
사건은 함경북도 청진에서 발생했습니다. 보위부 지도원이 취조 과정에서 주민을 사망케 한 것입니다. 1년여 전에 일어난 사건이지만, 보위부의 가혹한 폭행이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이 사건은 무산과 회령 등 함경북도 전체로 알려져 사법 당국에 대한 지역 주민들의 불신이 확산되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이 11일 낮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해왔습니다.
살해된 북한 주민은 1년 전 연락 두절 상태였으며, 당시 가족과 주변의 사람들은 취조 과정에서 보위부에 불만을 품고 중국으로 도주한 것으로 알았습니다.
그러나 1년이 지나고 그 북한 주민은 청진시 한 양어장 주변에서 시신으로 발견됐습니다. 시신을 부검한 결과 사체 여러 곳에서 심하게 구타당한 흔적이 발견됐는데, 문제는 잔인할 정도로 구타가 심했다는 겁니다.
보위부 지도원은 폭행으로 주민이 사망하자 시신을 몰래 양어장 인근에 버렸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구타의 흔적과 주변 사람들의 진술로 볼 때 보위부 지도원이 살해범이라는 게 밝혀졌습니다.
현재 보위부 지도원은 관계 당국에 체포된 상태입니다. 유가족과 주변 사람들은 살해한 보위부 지도원에 대한 엄중한 처벌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관계 당국은 주민들의 불신을 없애고, 소문의 확산을 막고자 안간힘을 쓰고 있다고 이 소식통은 전했습니다.
사법 간부들의 도덕성 문제도 도마에 올랐습니다. 사건 처리를 놓고 검찰 기관의 간부들이 늑장 대응을 했기 때문입니다. 보위부에서 일어난 만큼 사건을 은폐하려고 했던 것입니다.
그러나 이런 저런 좋지 않은 소문이 순식간에 인근 지역으로 퍼져 나가자 뒤늦게 사건 처리에 나섰다는 것입니다. 이 소식통은 “이번 살인 사건으로 인해 함경북도 사법 간부들이 곤경에 빠졌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