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고모인 김경희 비서가 위독한 것 아니냐는 추정이 나오고 있습니다. 80일 넘게 공식 석상에 등장하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서울에서 박성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김경희 위독설은 지난해 9월말에도 한차례 등장했습니다. 당시엔 한 달 가량 공식 석상에 나타나지 않은 게 원인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엔 80일 넘게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다시 한 번 김경희 위독설이 제기되는 이유입니다.
조선일보는 ‘북한 내부 사정에 밝은 대북 소식통’을 인용해 "2009년 6월 재기 이후 김경희의 공백이 이렇게 장기화한 적은 없었다"며 "평소 여러 지병을 앓는 김경희가 위독한 상태일 가능성이 있다"고 22일자로 보도했습니다.
관심의 초점은 김경희의 유고가 향후 북한 정국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에 맞춰지고 있습니다.
우선, 김경희의 사망이 큰 변수가 되지는 않을 것 같다는 전망이 있습니다. 왜냐면 김경희는 북한의 중요 현안을 직접 챙겨온 인물이 아니며, 북한의 정치 체제는 이미 김정은 중심으로 그 틀이 안정화되고 있는 상태이기 때문이라고 서울대 평화통일연구원의 장용석 선임연구원은 설명합니다.
장용석: 김정은 정권이 출범한 지 1년밖에 되지 않았지만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 생전부터 권력 승계를 준비해왔고, 그런 점에서 김정은 중심의 대내외 정책 추진 시스템이 구축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보면, 김경희 비서가 사망한다고 해도 결과적으로 북한의 대내외 정책 추진에 결정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하지만 정반대 해석도 있습니다. 김경희의 유고가 북한 정권에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겁니다.
왜냐면 북한은 사실상 “김씨 집안”이 통치해 왔고, “김씨 집안의 가장 큰 어른인 김경희는 현재 김정은을 후원하는 역할, 그리고 김정은과 자신의 남편인 장성택을 중재하는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북한 외교관 출신인 국가안보전략연구소의 고영환 수석연구위원은 설명합니다.
고영환: 김경희가 사망한다면, 우선 김정은이 충격을 받을 것이고, 김경희가 차지하고 있던 정신적, 물리적 권력에 공백이 생깁니다. 그 누가 이를 치고 들어 올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이지요. 또한 권력 투쟁의 가능성도 매우 높아진다는 의미입니다.
김경희의 유고가 북한의 향후 정국에 미칠 영향을 놓고 이처럼 다양한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북한 문제 전문가들은 7월 27일 ‘전승절’ 60주년 행사를 주목하고 있습니다. 김경희가 이 날도 나타나지 않는다면 거동이 힘들 정도로 지병이 심각해진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올해 67세인 김경희는 허리병과 고지혈증, 그리고 당뇨병 등을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