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한국전 참전용사들에게 전할 감사 쪽지를 전하러 미국 자전거 횡단에 나섰던 한국의 두 청년이 로스엔젤레스를 출발한 지 두 달 열흘 만에 워싱턴 DC의 참전용사 마을에 도착했습니다. 유지승 기자가 보도합니다.
약 5천 킬로미터, 총 70일.
지난 3월 1일 한국에서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도착한 임태혁, 이윤희군은 바로 다음날인 2일 워싱턴 DC 참전용사 마을로 출발했습니다. 한국에서 가져온 한국전 참전에 대한 감사 메시지 등을 자전거에 싣고 출발한 것 입니다. 나름대로 사전에 충분한 준비를 했지만 기상 이변과, 갑작스런 사고들이 이어졌습니다.
임태혁 : 콜로라도 주를 가고 있을 때 태풍이 온다고 해서 아래 뉴멕시코로 일정을 바꿨는데 몇 날 며칠을 비 맞으며 고속도로로 이동하는데 힘들었습니다.
이윤희 : 가드레일에 부딪혀 자전거가 부셔졌는데 몸도 어깨도 뻐근하고 그 상태로 계속 80마일을 달리고 자전거 부서진 것도 확인하고……
자전거에 꽂힌 태극기, 이를 알아보고 말을 걸어오는 미국인들과, 그들의 따뜻한 환대 등은 지친 이들에게 큰 힘이 되었습니다. 특히 한국에서 교사 등으로 근무했거나 한국을 여행한 적이 있는 미국인들은 선뜻 먹거리와 잠자리를 내주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2달이 넘게 자전거 페달을 밟으며 결국 워싱턴 DC 참전용사마을에 도착해 한국에서 받아온 500여장의 감사 쪽지를 전달할 수 있었습니다. 참전용사들은 한국의 발전상을 다 알고 있지만 이렇게 60년도 훨씬 지나 후세들이 감사인사를 전하다니 감격이라며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이윤희 : 마지막에 워싱턴 DC에서 살아계신 할아버님(참전용사)들을 직접 뵈니까 이 일이 깊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임태혁 : 할아버지가 참전용사였고, 이 일을 마무리 잘했다는 것에 뿌듯함을 느낍니다. 그 분들(참전용사)에게 감사함을 느낍니다.
5월 23일 뉴욕에 도착한 일행은 이제 한국 행 비행기에 올라 약 3개월간의 긴 여행에 마침표를 찍게 됩니다.
오로지 한국전 참전용사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대신하겠다며 시작한 미국 자전거 횡단.
힘든 시간들이 많았지만 서로에게, 그리고 한국에 대한 사랑이 더 깊어졌다고 합니다. 앞으로의 새 계획도 구상 중입니다.
임태혁 : 참전용사 분들은 동맹의 상징이자 다리역할을 하는 분들입니다. 전세계 참전국가들을 돌면서 메시지를 전하고 그분들이 기억하는 한국전 얘기를 듣고 기록하고 싶습니다.
스스로도 큰 발전을 이룬 시간이 됐습니다.
이윤희 : 내면적으로도 많이 성장했다는 기분이 듭니다.
한국전에 참전했던 미군 참전용사들에게 감사인사를 전하겠다는 목표를 이룬 두 청년은 통일 한국에서 참전용사들을 다시 만나게 될 날을 기대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