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앞으로 말을 듣지 않으면 더는 가만두지 않겠다는 폭력배의 거친 태도와 다를 바 없습니다.
상대방의 협박에 굴복해서 대화를 하는 것은 진정한 협력이 아니라 굴욕입니다. 우리는 일제 치하에서 일본의 협박에 굴복했던 사람들을 친일파라고 부르며 역사의 죄인으로 취급합니다.
남북이 통일되고 나서, 지금 북한의 협박에 굴복한 사람들도 마찬가지로 역사의 죄인으로 기록될 것입니다. 일본 제국주의 침략이 기본적으로 잘못된 것인 것처럼, 지금의 북한체제도 역시 우리 민족의 숨통을 옥죄고 있는 잘못된 정권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남한 국민들이 북한의 도를 넘는 협박에 절대로 굴복하지 않으리라고 확신합니다. 어려움이 클수록 인내하고 단결하는 것이 우리 민족의 특징입니다. 역설적으로, 북한군의 공갈과 협박은 남한 국민에게 그동안 소홀히 했던 국가안보의 중요성을 새삼스럽게 일깨워주고 있습니다.
김대중·노무현 정부의 햇볕정책 10년 동안, 퍼주기라는 비판을 들어가면서까지 북한을 도와준 대가가 고작 이것이냐는 반성의 목소리가 남한사회에서 퍼지면서, 북한 정권의 비열한 실체를 새롭게 인식하는 계기가 만들어졌습니다.
북한의 몰상식한 태도는 국제적으로도 웃음거리입니다. 인민군 총참모부 대변인의 성명에 대해서, 페리노 백악관 대변인은 북한이 세계의 이목을 끌기 위해 어린 애들처럼 밥숟가락으로 밥상을 세게 내려치며 투정한다고 비꼬았습니다.
총참모부 대변인이 군복을 말끔하게 차려입고 TV에 나와서 험상궂은 얼굴로 독설을 쏟아내는 모습을 국제사회는 어린아이의 투정으로 치부하고 있는 것입니다. 참으로 민망한 일입니다.
그만큼 북한군이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모른다는 뜻입니다. 이제 남북관계뿐만 아니라 국제관계에서도 억지놀음이 통하던 시절은 지났습니다. 목청을 높여서 협박하면 만사형통하던 시대는 끝난 지 오랩니다.
총참모부 대변인은 "통수권자가 고약하고 무지하면 펼치는 정치 또한 고약하고 쓰는 군사 역시 분별없기 마련"이라며 남한 대통령을 비난했지만, 이 말이야말로 지금의 북한 지도부에게 꼭 들어맞는 명언입니다.(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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