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후 북한 감독이 남한이 북한 선수단의 음식에 손을 대서 일부 선수가 구토와 설사를 했고, 심판들의 판정도 편파적이었다는 문제를 제기한 것입니다. 경기에서 판정 시비는 늘 있을 수 있는 일이고, 국제축구연맹에서 북한 측에 답변하겠지만, 남한이 북한 선수들의 음식에 손을 대서 경기를 못하게 했다는 북한 감독의 주장은 정말 말도 안 됩니다.
남한 측 관계자들이 말한 바로는, 북한 선수단의 숙소는 이미 3주 전에 조총련에서 사전 답사를 했고, 음식도 아시아축구연맹의 후원사에서 직접 제공했다고 합니다. 의사의 진찰만으로는 세균성 장염으로 보기 어려워서, 남한 측에서 정확한 진단을 위해 설사하는 북한 선수들의 혈액 검사를 하자고 했지만, 북한 측이 거부했습니다. 남한 축구관계자들을 따르면, 일부 예민한 선수들은 환경이 바뀌고 긴장을 하면 설사를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합니다. 이번에도 같은 경우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선수들의 음식에 손을 대서 경기를 망쳤다는 북한 감독의 주장에 많은 남한 사람이 실망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북한 동포들을 많이 도와주었는데, 음식 장난이나 치는 못된 인간으로 치부되는 남북관계의 현실이 서글픈 것입니다. 북한 축구대표 감독의 말은 인민군 총참모부 대변인이 남한을 위협하는 말보다 더 크게 남한 사람들의 가슴에 상처를 주었습니다.
이번 사태를 보면서 북한이 참으로 '우물 안 개구리'와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남한이 상대방 선수들의 음식에 장난을 쳐서 경기에서 이기겠다는 생각을 했다면, 세계 10대 경제 대국으로 발전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국제사회가 그런 반칙 행위를 허용하지도 않습니다. 아무리 자국의 이익을 위해 각축을 벌이는 험한 세상이라고 하지만, 각자가 지켜야 할 최소한의 예의와 법칙이 있습니다. 국제사회가 거친 각축의 장인 만큼, 그 안에 들어와서 행세하려면 법칙을 잘 지켜야 합니다.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북한의 장거리미사일 발사를 보고, 북한이 법칙을 어겼다고 비판하지 않았습니까?
어차피 서로 다른 체제로 출발한 이상, 남과 북은 공정한 경쟁을 해야 합니다. 그리고 우리 민족 전체가 이 경쟁에서 승리한 체제를 선택하도록 해야 합니다. 패자는 깨끗하게 승복하고 물러설 줄 알아야 하고, 후과를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패자를 아량과 사랑으로 품에 안는 것이 우리 조상이 남겨준 미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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