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투자가 “화폐개혁 혼란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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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화폐개혁 이후 물가가 상승하고 경제활동이 마비됐다는 소식과 달리 평양에서 사업체를 운영하는 외국의 투자가들은 평소와 다름없이 사업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이들은 새로운 계약을 체결하거나 투자를 대폭 늘리기도 했습니다.

노정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에서 대동강 맥주와 폴리우레탄 폼, 비누 공장 등을 운영하고 있는 해외 거주의 대북 사업가는 최근 북한의 화폐개혁에 따른 경제적 혼란에도 사업체의 운영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9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혔습니다.

18년째 북한에서 사업체의 운영과 투자를 병행한 이 대북사업가는 10일 전 평양을 다녀왔지만 주변의 우려와는 달리 사업체의 노동환경과 투자 분위기는 이전보다 좋아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물론 화폐개혁 이후 약간의 혼란은 있었지만 2달여 만에 방문한 지금의 평양은 많이 안정됐고 이전과 특별히 달라진 점도 느끼지 못했다는 게 이 대북사업가의 설명입니다.

대북사업가: 평양에 다녀온 지 열흘 정도 됐는데 평양 시내가 어려운 느낌은 못 받았고, 화폐개혁과 관련해 저희는 북한 돈으로 거래하거나 쓰지 않고 달러나 유로화로 주로 쓰기 때문에 영향은 받지 않았습니다. 작년부터 투자를 늘렸고, 올해에도 많은 투자를 할 계획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 사업체는 올해 북한의 광산 사업에 1천만 달러를 더 투자하고 오는 4월부터 중장비를 투입해 본격적인 개발에 나설 계획입니다.

북한에서 수년 째 수산물 사업을 하는 호주 시드니의 박용하 씨도 일주일 전 2주간 일정으로 평양의 사업체를 돌아보고 왔습니다.

박 씨는 화폐개혁 직후 두 달가량 가격이 형성되지 않아 사업이 일시 중단되기도 했지만 현재는 이전과 같은 가격으로 변함없이 잘 운영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박 씨는 평양 인근에 들어설 새로운 농수산 가공 공장에 관한 계약까지 마치고 돌아왔습니다.

박 씨는 물가가 폭등하고 경제 활동이 마비됐다는 보도 내용을 보고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북한을 방문했지만 해외 동포들의 평양 생활은 변한 것이 없고 일반 시장도 잘 운영되고 있었으며 외화도 전과 똑같이 사용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습니다.

2008년 한국의 외식업체로서 처음으로 평양에 1호점을 낸 '맛대로 촌닭'의 최원호 사장도 화폐개혁이 시행된 이후에도 별다른 영향 없이 평양의 사업체는 잘 운영되고 있으며 앞으로 매장을 더 늘려갈 계획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최 사장은 북한의 물가 상승이나 경제상황 등이 사업에 어려움을 준다는 것을 실감하지 못한다고 말하고 오히려 경색된 남북 관계가 사업에 더 지장을 준다고 덧붙였습니다.

유럽국가와 호주, 한국 등 북한에서 사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해외의 투자가들은 북한의 화폐개혁 이후 평양의 경제적 어려움과 식량난 등이 직접 피부에 와 닿는 수준은 아니라며 지금도 많은 사람이 대북 투자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또 북한 평양의 경제 사정과 관련해 언론의 보도와 실제로 접하는 현실은 다르다면서 자신들이 경험한 최근의 평양은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고 대북 사업가들은 입을 모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