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최대 관문 신의주세관 뇌물 악명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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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의 대 중국 최대 관문인 신의주 세관이 세관원들의 뇌물수수와 갖가지 횡포로 악명을 떨치고 있습니다. 신의주 세관을 이용하는 북-중 양국 주민들의 원성이 날로 높아지고 있지만 북한당국은 모르는 체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중국의 김준호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북한과 중국 간의 인적, 물적 교류의 약 70%를 담당하고 있는 신의주 세관은 명실공히 북한의 최대 관문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신의주 세관을 이용하고 있는 북-중 양국 주민들이 세관원들의 횡포로 큰 고통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과 거래하는 중국의 무역업자는 물론, 신의주와 중국 단둥 사이를 운행하는 양국의 화물트럭 운전사, 그리고 신의주를 통해 북-중 양국을 여행하는 여행자들 모두가 신의주 세관의 부당한 처사를 고발하고 있습니다.

세관 이용자들은 “세관원들이 아무에게나 함부로 반말을 해대고 부당한 금품을 요구해 정말 인내의 한계를 느낀다”고 말했습니다. 만약 세관원들의 부당한 처사에 항의라도 하게 되면 곧바로 입에 담지도 못할 상소리를 듣는 것은 물론이고 출입국 수속과 물품 통관도 뒷전으로 밀리는 것을 각오해야 한다”는 겁니다.

신의주와 중국 단둥을 오가는 북한 트럭 운전수들이 겪는 애로점도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단둥에 자주 나온다는 북한의 한 트럭 운전사는 “세관원들이 중국에서 북한에 들어갈 때 이것저것 물품을 사다 달라고 요구합니다. 물론 돈은 주지 않고 통관을 위한 뇌물로 물품을 요구하는데 이를 거절하면 중국(단둥)으로 나가는 통관을 지연시키거나 아예 막아버리기 일쑤”라고 불평을 쏟아냈습니다.

중국 쪽에서 신의주에 화물을 실어다주는 중국인 화물트럭 운전사들도 신의주 세관원들의 횡포에 시달리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중국 단둥과 신의주를 오가는 화물트럭을 3년째 몰고 있다는 중국인 왕 모 씨는 “한 달 평균 신의주 세관원들의 요구에 맞추기 위해 개인적으로 들이는 돈이 1천 위안이 넘을 것”이라며 “중국세관에서 수속을 마치고 신의주를 향해 압록강 철교에 오르는 순간 가슴이 답답해진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세관원들의 눈에 조금이라도 거슬리게 했다가는 싣고 간 화물을 언제 하차할 수 있을지 가슴을 조려야 하기 때문에 세관원들의 행태가 마음에 안 들어도 얼굴 한번 찡그리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세관원들의 의도적인 늑장으로 인해 화물의 하차가 늦어 업무마감 시간인 오후 6시까지 신의주 세관을 통과하지 못하면 무조건 벌금 50 딸라를 물어야 한다는 얘깁니다.

북한 사정에 밝은 단둥의 무역업자 장 모 씨는 “뒷배가 아주 든든한 사람이 아니면 신의주 세관에 배치받지 못한다”면서 “북한의 어떤 기관보다도 뇌물을 많이 챙길 수 있는 노른자위 자리로 통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북-중간에 설치된 16개의 세관 중 가장 붐비는 신의주 세관은 북한 당국의 검열이 끊이지 않는 곳이지만 세관원들의 부패와 고압적인 자세는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