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외국 방송 차단기 국경지역 설치”

‘150일 전투’가 한창인 요즘 북한 당국이 일반 주민의 외국 텔레비전과 라디오의 시청과 청취를 막기 위해 외부 전파의 수신을 차단하는 장치를 국경지역에 사는 가정마다 설치할 계획으로 알려졌습니다.

0:00 / 0:00

서울에서 노재완 기자가 보도합니다.

(주민들이) 외부에서 소식을 들으면 사람들의 사상이 무너지거든요. 그러니까 사상을 단속하기 위해서 이처럼 검열도 하고, '자동 차단장치'도 설치하는 겁니다. <br/>

최근 북한 주민들의 외국 방송 청취가 늘면서 북한 당국이 집중 단속에 나섰다고 알려졌습니다.

북한 당국은 오는 25일부터 외부 전파의 수신을 사전에 차단하는 ‘자동 차단장치’를 가구마다 구입해 설치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이 같은 소식은 한국 내 탈북자 지식인 모임인 NK지식인연대가 21일 현지 소식통을 인용해 밝혔습니다.

NK지식인연대 현인애 사무국장입니다.

현인애: (주민들이) 외부에서 소식을 들으면 사람들의 사상이 무너지거든요. 그러니까 사상을 단속하기 위해서 이처럼 검열도 하고, ‘자동 차단장치’도 설치하는 겁니다.

이와 함께 “텔레비전도 평양 대동강텔레비전공장에서 생산된 제품만 구입하고 반드시 ‘자동 차단장치’가 설치됐을 때 텔레비전을 시청하도록 지침이 내려졌다”고 NK지식인연대는 덧붙였습니다.

‘자동 차단장치’는 외국의 방송 청취가 잘 되는 국경과 해안지역에 우선적으로 설치된다고 알려졌습니다.

현인애 사무국장입니다.

현인애: 외부 소식이 아주 많이 들어가는데, 그 중 (라디오)방송, TV 등이 문제가 되니까 북한 당국이 ‘자동 차단장치’를 개발해서 주민들에게 강제적으로 설치하라고 합니다. 특히 국경지대가 심하니까 여기는 무상으로 설치해 주고, 내륙은 주민들이 돈을 내고 설치하라고 했습니다.

북한의 이 같은 방침은 노동당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지시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NK지식인연대는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현재 북한 당국이 주민들에게 이 장치를 설치하면 체신소에 가서 주파수 고정을 하지 않아도 자동적으로 주파수가 고정되고 장애 전파도 없어져 화상이 좋아진다며 설치를 유도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NK지식인연대는 또 “북한 당국이 ‘150일 전투’ 기간 불순 녹화물과 출판물, 방송을 보거나 듣는 행위를 집중 검열하기로 했다”면서 “이번 검열에서 적발된 사람들은 공개재판에 회부해 법적 처벌을 받고 가족은 추방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때문에 최근 북한에서는 주민들이 텔레비전을 비롯한 녹화기, 녹음기, 라디오 등을 들고 등록하러 다니는 현상이 많아지고 주야간 검열소조의 가택 수색도 빈번해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