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당국, 땔감 구하려는 주민 단속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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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추운 겨울에 땔감은 북한 주민들에게는 생존을 위한 필수품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최근 북한 양강도에서는 땔감 단속 선풍이 불고 있다고 합니다. 힘들여 땔감을 구해오던 주민들이 땔감은 물론 낫과 도끼 등 도구까지 압수당하자 단속반을 집단 폭행하는 사건도 발생하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당국이 산림감독대와 국토감독대를 총 동원해 산에서 나무를 해오는 주민들을 통제하고 있다고 복수의 양강도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1주년 추모 행사를 앞두고 당국이 지난 1일부터 특별 경비 기간을 선포하면서 산림 단속도 대폭 강화했다고 합니다.

최근 연락이 닿은 양강도 혜산시의 한 소식통은 마산령과 영봉동, 검산동 일대의 산림감독 초소들이 새로 생겨나 땔감 해오는 주민들을 모조리 단속하고 있다며 빼앗은 땔감들을 모두 주변 소학교들에 나누어 주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양강도 혜산시의 경우, 주변에 땔감으로 쓸 나무들이 없어 썰매를 끌고 70리 이상 떨어진 루평, 대오시천 일대까지 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혼자서는 사고를 당하거나 썰매를 끌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동네 주민들 여러명씩 조를 만들어 함께 땔나무 구하기에 나선다는 것입니다.

소식통은 보통 새벽 두 세시쯤에 두끼분의 주먹밥을 준비해가지고 떠나면 밤 열 한시부터 다음 날 새벽 한시 사이에 돌아올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렇게 고생하면서 해온 땔감도 아무리 아껴봐야 열흘 정도밖에 버티지 못한다고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렇게 힘들게 해 온 땔감마저 산림 감독대와 국토감독대에 통째로 빼앗기는 일이 빈번하고 단순히 나무만 빼앗기는 것이 아니라 썰매와 도끼를 비롯해 나무를 하는 데 필요한 도구들까지 모조리 회수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 또 다른 양강도의 소식통도 땔감을 빼앗긴 사람들이 무리를 지어 산림 감독원들에 대들고 구타하는 사건들이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며 이 때문에 최근에는 산림감독 초소마다 무장한 보안원들을 두 명씩 배치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2일에는 혜산시 마산2동에서 땔감을 빼앗긴 데 격분한 혜산청년광산노동자 4 명이 산림감독대원 3명을 몽둥이로 구타해 중상을 입히는 사건이 있었다는 것입니다.

산림 감독 대원들을 구타한 광산노동자들은 전화를 받고 출동한 기동타격대에 모두 체포됐다며 최근 며칠 사이 땔감을 둘러싼 크고 작은 충돌이 그칠 새가 없었다고 그는 언급했습니다.

소식통들은 감독 초소 주변에는 땔감을 빼앗기고 통곡을 하는 여성들도 흔히 볼 수 있다며 이 추운 겨울에 마련한 땔감을 무자비하게 빼앗기만 하는 감독대의 행위에 주민들이 크게 분노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