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전산망 마비... 범정부적 대응태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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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국의 주요 방송사와 은행의 전산망이 20일 마비됐습니다. 북한의 사이버 테러가 아니냐는 추정이 나오고 있습니다. 청와대는 범정부적 대응태세에 착수했고, 사이버 위기 '주의' 경보가 발령됐습니다. 서울에서 박성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KBS와 MBC, 그리고 YTN 등 한국의 주요 방송사와 농협과 신한은행 등 금융기관의 전산망이 20일 마비됐습니다.

정부부처 등 국가정보통신망에는 이상이 없었습니다. 문제를 일으킨 언론사와 금융기관의 전산망도 이날 오후 늦게 대부분 정상 복구됐습니다.

전산망 마비 사태는 지난 13일 발생한 북한의 인터넷 접속 장애를 놓고 북측 당국이 미국을 비롯한 이른바 ‘적대세력’을 비난한 가운데 발생했습니다.

전산망 마비 첫 상황은 오후 2시10분경 발생했습니다. 청와대는 30여분 뒤 상황을 종합적으로 파악했고, 2시50분경에는 박근혜 대통령에게도 보고했습니다.

박 대통령은 "우선 조속히 복구부터 하고 원인을 철저하게 파악해 대책을 강구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이에 따라 범정부 차원에서 민·관·군 합동 대응팀인 사이버위기대책본부를 구성해 실시간으로 대처하고 있다고 청와대는 밝혔습니다.

김재규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장: 디도스, 악성코드 등 국가적 해킹 사건의 수사를 담당하였던 전문수사관 25명 규모의 수사 전담반을 편성하여 원인을 규명하도록 하겠습니다.

방송통신위원회와 국정원 등으로 구성된 정부 합동조사팀은 전산망이 마비된 언론사와 금융기관에서 현장 조사를 벌였습니다.

조사팀은 전산망에 대한 외부로부터의 공격이 원인일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습니다. 동시 다발적으로 여러 기관의 내부 전산망이 마비됐기 때문입니다.

관심사는 이번에도 북한이 관여됐을지 여부입니다. 국방부 김민석 대변인은 “북한의 소행인지는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 현재로선 저희들이 파악은 아직 못하고 있습니다.

러시아의 이타르타스 통신은 지난 13일 평양발 기사에서 북한의 각종 인터넷이 외국으로부터 해커 공격을 받아 접속이 차단되고 있다고 보도했고, 북측은 15일 조선중앙통신 논평을 통해 "적대 세력의 비열한 행위"라고 주장하면서 “결코 수수방관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