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대풍그룹 외자유치 성과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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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외자 유치 창구인 '조선대풍국제투자그룹'이 지금까지 거의 성과를 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이 최근 경제난 해소를 목적으로 남북 대화를 계속 주장하는 배경에는 외자 유치의 실패에 따른 자금난과 후계체제 구축의 어려움도 하나의 원인이 된다는 분석입니다.

노정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의 최고기관인 국방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외자 유치를 위한 전담기구로 설립된 '조선대풍국제투자그룹'이 지금까지 거의 성과를 내지 못했다고 홍콩의 대북 소식통이 10일 밝혔습니다.

'조선대풍투자그룹'의 사정에 밝은 홍콩의 소식통은 지금도 '대풍투자그룹'이 외자 유치를 위해 활동하고 있지만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대북․금융 제재로 뚜렷한 실적을 거둔 것이 없다고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전했습니다. 지난해 국제적인 대북 제재의 분위기에서 외자 유치를 위한 활동에 제약이 많았고, '대풍투자그룹'이 위치한 홍콩 정부도 홍콩 내 '대풍투자그룹'과 '조선개발투자펀드' 등 북한 기업의 정보를 사법당국에 넘기며 위법 행위를 주시하는 가운데 외자 유치 기관으로서 기능을 거의 상실했다는 설명입니다.

따라서, '대풍투자그룹'이 지금도 열심히 활동하고 있지만 이처럼 외자유치에 관한 성과가 없다 보니 강성대국을 1년 앞둔 지금 경제적 성과를 이루거나 김정은 후계체제를 구축하는 데 필요한 자금을 융통하지 못해 북한 지도층이 상당한 타격을 받았을 것으로 본다고 이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이런 가운데 홍콩 정부는 '조선대풍투자그룹'에 대한 불법행위를 여전히 주시하고 있습니다. 홍콩 상업․경제 개발부의 조세핀 로(Josephine Lo) 공보 담당관은 홍콩 정부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에 따른 대북 제재에 계속 동참하며 '대풍투자그룹'과 '조선펀드' 등 북한 기업의 위법행위에 대해서는 앞으로도 법에 따라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10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다시 확인했습니다. (Hong Kong will continue to exercise vigilance in enforcing the Regulation to effectively implement the UNSC sanctions against DPRK. Our law enforcement agencies will take appropriate actions on those found in violation of the laws.)

한편, 북한이 최근 '합영투자위원회'를 세우고 라선지구의 개발과 무산 광산시설의 현대화 등 중국의 투자유치와 경제 합작에 나서고 있지만 가시적인 경제적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남북관계, 미북 관계가 얼마나 빨리 개선되느냐에 달렸다고 홍콩의 소식통은 관측했습니다. 북한이 중국을 중심으로 다각적인 투자유치 노력을 펼치고 있지만 중국도 북한이 만족할 만큼 협력할지는 불투명하기 때문에 결국 남북관계와 미북관계가 발전적으로 전개돼야 한다는 분석입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10일 당국 간 회담을 위한 '국장급 실무접촉'과 '적십자회담 개최', '경제협력협의사무소의 동결 해제' 등의 내용을 담은 3통의 통지문을 한국 정부에 보냈습니다. 지난 5일과 8일, '무조건적인 남북 대화'를 제의한 데 이어 북한의 계속된 대화 공세입니다.

미국과 한국의 전문가들은 북한의 거듭된 대화 제의에 남북 또는 미북 관계의 개선을 꾀하고 경제적 지원을 받아 자체적인 경제난을 해결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미국 정부는 지난해 천안함 사건의 대응으로 유엔 대북제재 1718호, 1874호를 더 엄격히 시행하고 북한의 불법자금이 북한 지도부로 들어가는 것을 차단하는 데 주력했으며 실제로 '조선대풍투자그룹'은 사무실이나 직원도 없는 유령회사인 것으로 나타나 국제사회의 외자 유치에 더 어려움을 겪어 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