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무부 "북 의도적 댐 방류 부정 안 해"

MC: 미국 국무부는 북한이 황강댐의 물을 의도적으로 방류했다는 주장에 대해 부정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국제법의 위반 여부에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습니다.

노정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국무부는 북한이 지난 6일 "의도를 갖고" 황강댐의 물을 "무단 방류"했다는 한국의 현인택 통일부 장관의 지적에 대해 이같은 시각(view)을 이해한다고 10일 밝혔습니다.

미국 국무부의 고위 관리는 이날 황강댐의 물을 방류한 북한의 의도성을 묻는 자유아시아방송(RFA)의 질문에 북한이 통보 없이 4천만 톤의 물을 무단으로 방류했기 때문에 그렇게 보는 관점을 이해하며 통일부 장관의 판단이 잘못됐다고는 보지 않는다고 답했습니다.

I understand that point of view. I am not saying South Korean saw wrong on that judgment. Obviously they did it.

현인택 통일부 장관은 지난 9일 국회의 외교통상통일위원회에 출석해 북한이 의도를 갖고 황강댐의 물을 무단으로 방류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습니다.

현인택: 북한이 스스로 밝혔습니다만, 의도성이 있다고 저희가 분명히 보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의도가 과연 어떤 것인지에 대해서는...

국무부의 고위관리는 북한이 어떤 의도로 댐의 물을 방류했는지 잘 모르지만 이번 비극은 한국과 북한 간 의사소통이 더 절실히 필요하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또 무단으로 댐의 물을 방류한 북한의 행위가 국제법을 위반했느냐는 질문에는 "잘 모르겠다"고 답했습니다. 북한은 지난 7일 이번 사건과 관련해 임진강 상류에 있는 댐의 수위가 높아져 긴급히 방류했다고 해명했지만 9월에는 비가 거의 오지 않아 강수량이 적었고 댐의 물을 방출했을 때 한국이 입을 피해를 잘 아는 북한이 아무런 통보도 하지 않아 이의 고의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습니다.

또 일부 전문가들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장례식 때 한국을 찾은 북한 조문단이 이명박 대통령을 예방해 김 위원장의 메시지와 남북 경협의 중요성을 전달했지만 한국 정부로부터 아무것도 얻어내지 못해 누구도 예상치 못한 '무단 방류'란 방법을 썼다고 주장했습니다. 한국 정부를 압박하기 위해 사실상 핵실험에 견줄 수 있는 '물 폭탄'이란 설명입니다.

미국 의회조사국의 래리 닉시 박사도 북한이 고의적으로 무단 방류를 했을 가능성을 인정하면서도 자세한 의도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고 미국 헤리티지 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북한의 고의성에 관해 언급은 피하면서 아직 정확한 정보가 없기 때문에 이번 댐 방류가 미국과 북한, 한국과 북한 관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지는 아직 알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북한이 황강댐의 물을 무단으로 방류한 데 관해 국제법을 위반했는지를 검토하고 있으며 법률을 검토해 앞으로 취할 조치를 11일 중 발표할 예정입니다.

북한은 지난 6일 새벽 아무런 통보 없이 임진강 상류의 황강댐을 방류해 갑자기 불어난 물로 한국인 6명이 숨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