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부유층 자녀들 '한국 댄스' 배우기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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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의 대표적 문화로 부상하고 있는 한국 댄스가 북한 젊은이들 속에서도 인기가 폭발적이라고 하는데요, 최민석 기자가 보도합니다.

전 세계적으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소녀시대(少女時代, Girls' Generation), 빅뱅(Big Bang) 등 한국 댄스 그룹의 이름은 북한에서도 낯설지 않습니다.

북한을 수시로 왕래하고 있는 한 중국 무역상인은 자유아시아방송과의 전화 통화에서 “요즘 평양 젊은이들 속에서 한국 댄스 바람이 불었다”면서 “얼마 전 한 부유층 아줌마가 ‘소녀시대’한국 댄스 그룹 CD를 얻어달라고 부탁했다”고 말했습니다.

‘소녀시대’는 한국의 20대 소녀 9명으로 이뤄진 댄스 그룹으로, 각자 청순함과 귀여움, 섹시함 등 개성을 살려 박진감 있는 춤과 노래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박자가 빠른 음악에 서방의 힙합댄스를 접목시킨 한국 댄스그룹이 추는 춤은 최근 중국, 일본, 홍콩 등 아시아를 넘어 유럽에서도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습니다.

이 중국 무역상은 “평양 중구역이나 대동강구역의 10대와 20대의 부유층 자녀들 속에서 ‘디스코를 출줄 모르면 아이들 축에 끼우지 못한다’는 말이 나올 만큼 열광적”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심지어 어떤 부유층 자녀들은 학교에도 가지 않고 개별 댄스 교습도 받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 중국 상인의 설명에 따르면, 한 달 댄스 교습비는 미화 20달러.

댄스를 전문으로 가르치는 유명 디스코 강사들도 등장하고 있습니다.

이 강사들은 집과 훈련실 등 비공개 장소에서 댄스 CD를 틀어놓고 그 앞에서 젊은이들에게 몸동작과 노래 등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이 상인은 “요즘 부유한 집 부인들은 자녀들에게 손풍금이나 기타 같은 악기를 배워주지 않는다”면서 “춤과 노래를 동반한 현대 무용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달라진 평양 사람들의 문화수준을 비쳤습니다.

북한 젊은이들은 이렇게 배운 춤을 드러내놓고 추진 못하지만, 친구생일이나, 동창회 같은 모임에 가서는 곧잘 춘다는 게 이 중국인의 설명입니다.

한국 드라마에 이어 대표적인 한류인 한국 댄스가 폐쇄의 장막을 넘어 평양에 상륙하기 시작했다는 반증입니다.

한 평양 출신 탈북자는 “김일성 종합대학과 평양상업대학 등 일류대학에 다니는 간부집 자녀들 속에선 일찍이 디스코 바람이 불었다”면서 “그들은 딱딱하고 어색한 북한 음악이나 춤보다는 서구음악이나 디스코를 선호한다”고 말했습니다.

북한당국도 한류를 차단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지만, 역부족이라고 최근 입국한 한 탈북자는 말합니다.

“지금 한창 젊은 20~30대까지도 남한 드라마에서 나온 그대로 머리 스타일을 하려고 해요. 당국에서는 자본주의, 수정주의 날라리 풍이라고 자꾸 통제하지만, 그래도 그렇게 하는 거예요”

이 탈북자는 북한 당국이 아무리 통제해도 이제는 10대와 20대들 속에서 한류는 중독처럼 번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