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군부, 디지털 카메라· USB 반입 엄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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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당국이 인민군 군관(장교)과 병사들의 디지털 카메라와 저장메모리의 휴대 및 반입을 일체 금지하고 나섰습니다. 특히 부대 안에서 사진촬영을 엄금한다는 새로운 규정까지 내놔 병사들의 불만이 높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전해왔습니다.

관련 소식, 문성휘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북한 당국이 디지털 기기들의 군부대 반입을 일체 허용하지 않는다는 규정을 내놔 병사들의 불만을 사고 있습니다. 특히 군부대 내부에서는 절대 사진을 찍지 못한다고 선포해 기나긴 군복무기간동안 변변한 사진 한 장 남기지 못하게 됐다는 얘깁니다.

최근 연락이 닿은 양강도의 한 군인소식통은 “부대 내에 일체 사진기를 들여오지 못한다는 새로운 규정이 내려왔다”며 “이젠 군사복무기간에 사진도 한 장 남길 수 없게 됐다”고 불만을 터뜨렸습니다.

함경북도의 한 국경경비대원도 이와 같은 사실을 확인해 주면서 “개별적인 군관들이나 병사들이 카메라뿐만 아니라 컴퓨터 저장매체, mp3도 소지할 수 없게 됐다”며 “특히 군관들이 디지털 카메라를 가지고 다니며 부대 내부에서 사진을 찍는 현상들에 대해 엄중한 경고를 내렸다”고 증언했습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인 2월 16일 이후에 내려온 것으로 알려진 새로운 규정을 어길 경우 강등에서 생활제대까지 엄격한 처벌을 받을 수 있다고 소식통들은 강조했습니다.

북한군당국이 이러한 내부규정을 내리게 된 배경에 대해 소식통들은 최근 가열되고 있는 주변국들의 치열한 정보전쟁 때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한국과 미국, 일본을 비롯해서 중국 국가안전국의 정보수집활동도 대폭 강화된 데다 최근에는 원동지구(시베리아)에 파견된 벌목사업소 간부들을 상대로 러시아당국이 정보수집활동을 벌여 온 증거까지 포착돼 북한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에 대해 함경북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지난 2월 초에 청진시에 나온 한 중국동포가 주변부대 군관들에게 디지털 카메라와 mp3를 선물로 주고 부대 내부사진을 촬영해 달라고 부탁했다”며 “군부대 내부를 찍은 카메라 칩(메모리) 십여 개를 보위부가 압수한 사건이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이 사건이 군부대 내에 디지털 기기반입을 금지하는 규정을 내놓는 직접적인 계기가 되었는지에 대해서는 소식통도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대답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