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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지도부의 늑장대처로 김정일 위원장이 사망에 이르렀다는 주장이 나와 주목을 끌고 있습니다. 김 위원장의 사망원인으로 발표된 급성 심근경색은 발생 당시 즉각적이고 효과적인 처치만 했다면 생명을 구할 수도 있었다는 얘깁니다.
중국에서 김준호 특파원이 전합니다.
김정일 위원장의 사망원인으로 알려진 ‘심근 경색증’은 북한당국이 즉각적으로 대처만 잘 했다면 사망으로 이어지는 사태를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는 주장이 중국 변경지역을 중심으로 다시 번지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심근경색에 의한 사망이라는 북한당국의 발표에 의혹을 제기하는 의료 전문가도 있어 김 위원장 사망원인을 둘러싼 의혹은 여전히 가시지 않고 있습니다.
북한의 고위급 인사들과 교류하고 있다는 중국의 한 소식통은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인터뷰에서 “북한 당국에서도 진작부터 김 위원장이 앓고 있는 협심증을 걱정하고 이에 대한 치료법을 모색 중이었지만 협심증 치료를 위한 의료 장비 도입이 늦어지는 바람에 김 위원장이 사망에 이르게 되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소식통은 그 근거로 “북한 의료진들은 약 1년 전부터 협심증을 치료하는 첨단 의술인 ‘풍선 확장시술법’을 중국 길림성의 한 병원에 와서 연수했으며 시술에 필요한 의료장비를 미국에서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당국은 이 풍선확장시술을 위한 장비를 미국에 있는 한 종교 단체가 기부하는 형식으로 도입을 추진했으나 무슨 이유에서인지 중도에 시간을 끌다가 김 위원장 사망 때까지 장비도입이 성사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이 소식통은 또 “만약 이 장비가 제때에 도입이 되어 김 위원장이 ‘풍선확장 시술’을 받았다면 심근 경색으로 사망하는 일을 막을 수도 있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중국의 한 심장내과 전문의는 “협심증은 과거에는 주로 혈액을 묽게 해서 심장혈관이 막히지 않도록 하는 약물치료에 의존했으나 미국 등 의료선진국에서는 10여 년 전부터 좁아진 혈관을 부풀려 넓혀주는 혈관확장술이 시행되어 왔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전문의는 그러나 “협심증을 앓고 있던 김 위원장이 이 장비가 없어 치료를 받지 못해 숨졌다고는 생각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혈관확장 시술은 장비가 있다 해도 고도의 숙련된 의술을 필요로 하는 매우 예민한 시술방식”이라며 “북한에 그런 시술이 가능한 숙련된 의사가 있는지는 의문”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렇지만 그는 “설사 북한에 실력 있는 의사가 없다고 하더라도 김 위원장 정도면 외국 의사들을 초빙해 치료하면 되었을 일”이라며 “그보다는 김 위원장 사망 원인이 북한 당국이 발표한 ‘급성심근경색’이 아닐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정일 위원장이 사망하고 장례식까지 마쳤지만 중국 국경지대에서는 북한 당국이 발표한 사망원인에 의혹을 제기하는 논란이 여전히 진행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