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탈북 대학생들과 남한의 대학생들이 방학을 맞아 고대 삼국을 통일했던 신라의 수도, 경주를 돌아봤습니다. 남북의 청년들은 고대 삼국의 통일 역사를 통해 바람직한 한반도 통일상을 모색해 보는 기회를 가졌습니다.
장소연 기자가 함께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현장음>
지난 25일, 서울에 있는 대학에 다니고 있는 탈북대학생들과 남한대학생 30여명이 한국의 삼국시대 국가 중 하나인 신라의 역사 유적을 돌아보기 위해 경상북도 남동쪽에 자리한 경주를 찾았습니다.
경주는 신라 건국 초기부터 멸망까지 서라벌, 금성 등 여러 명칭으로 불렸던 신라의 수도입니다.
경주는 '벽이 없는 박물관'이라고 불릴 정도로 사찰 유적 석탑 마을 서원과 같은 많은 문화재가 보존돼 있습니다.
탈북대학생들과 남한대학생들은 이번 방문을 통해 남북한 학생들이 가지고 있는 역사의식을 공유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과 함께 삼국 통일에 관련된 신라의 역사유적을 돌아보는 것에 대해서도 많은 호기심을 나타냈습니다.
학생1: 수도라고 하니까 문화전체를 보아야 하겠지만 신라의 왕이나 그런 유적들을 고구려의 유적들하고 대비해서 보고 싶어요.
학생2: 신라가 수도로 잡은 경주를 천년고도라고 하잖아요. 그 만큼 역사가 깊은 곳인데 남북학생들이 그 자리에서 신라가 이런 모습을 갖췄고 한국통일의 과정은 이런 과정을 거쳤고.............. 이게 그때의 모습과 똑같이 적용될 수 없겠지만 비슷한 통일의 과정이 분명히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그런 과정을 발견해낼 수 있을 거 같아서 기대를 하고 왔어요...
남북한 대학생들이 첫 방문지로 찾은 곳은 신라왕의 무덤중의 하나인 천마총이었습니다.
해설자: 이게 언제 만들어진 무덤이냐면 4세기중반에서 6세기초 만들어진 무덤입니다. 천마라는 게 바로 하늘을 나는 말이죠? 지금은 기린이라고 하기도 합니다. 계란은 왜 넣었을 가요? 쪄서 먹으라고? 영원히? 무덤에 넣었어요.. 박혁거세가 어디서 나왔어요? 다시 환생하라고 넣은거예요.. 아 천여 년 전에요... 이렇게 옷을 다려서 입었어요... 얼마나 신라시대 때 문화가 발전했는지 알 수 있어요.
대학생들은 신라를 건국한 박혁거세 이야기와 웅장한 무덤, 금관, 은관 등을 보면서 천년 역사의 신라가 강력한 국가통치 체계를 갖추고 있었으며 발전된 문화를 가지고 있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이어 박물관으로 향한 남북 대학생들은 신라의 역대 왕들의 연대기와 도자기, 무기, 장식품 등과 에밀레종으로 알려져 있는 성덕대왕 신종을 비롯해 다양한 신라의 역사 유적들을 둘러봤습니다.
일부 탈북대학생들은 북한에 있을 때 신라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했다면서 이번에 고대 한반도에 이런 국가가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합니다.
탈북학생1: 고구려밖에 몰라요. 고구려가 제일 강한 국가였고.. 신라는 고구려 밑에 있는 작은 국가로 인식하고 있어요...
탈북학생2: 전혀 없어요. 일찍 나왔기 때문에 역사공부를 아예 받아본 적이 없어서. 북한에서 고구려에 대해서 들어본 거 같아요. 신라는 한국에 와서 배우고 와서 알았어요.
북한에서 비교적 체계적인 중등교육을 받은 연세대학교 정철혁 군은 북한은 삼국 역사에서 고구려를 중요시한다고 말했습니다.
정철혁: 신라는 외세를 끌여 들어서 동족을 멸망시킨 역적의 무리다 . 이런 식으로 역사교육을 하는 거 같아요. 신라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것보다는 부정적인 이미지, 에밀레종 등과 같은 것 을 만드는데 끊는 쇠 물에 아이를 넣는다든가 이런 부정적인 메시지를 많이 전달하고 ... 북한에서는 신라가 삼국통일을 했다는 것을 인정안하고 있어요. 북한에서 삼국 통일은 고려에 의한 통일 이다 이렇게 가르치죠.
이날 탈북대학생들과 남한대학생들은 신라의 역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서로 몰랐던 점에 대해서 많이 알게 됐다고 말합니다.
남한학생들: 저는 역사를 서로 다르게 배웠다는데 대해서 전혀 몰랐어요. 탈북대학생이라고 해서 이질감이 느껴졌었는데 막상 만나고 보니 같은 대학생이구나 같은 말을 하고 고구려가 통일했다고 하는 게 외세를 끌어들이면 자주성이 없어지잖아요. 그래서 그렇게 주장하는 거 같아요.
탈북학생: 남한학생들과 이렇게 함께 역사유적을 돌아보니 공통점이 많았고 민족의 동질성이 있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어요.
이번 행사를 주최한 북한인권탈북청년연합의 한남수 대표는 삼국통일에 대해서도 남북한이 서로 다른 입장을 취하고 있다면서 통일의 주역인 남북의 청년들이 삼국시대의 통일 역사를 함께 하면서 바람직한 현재의 통일방법을 모색해 가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한남수: 경주를 가서 역사를 돌아보면서 북한에서 배웠던 역사문화들, 남한대학생들이 알고 있던 역사문화를 서로 얘기를 하면서 잘못 알았던 것을 이해하고 그런 차원에서 역사가 이렇게 흘러왔구나, 한민족의 역사가 이렇구나 이렇게 참관하고 .....
이번 경주 역사탐방은 남북한 대학생들이 함께 문화와 역사에 대해 토론하고 새로운 통일 시대를 만들어가기 위한 모임을 시작하는 첫 행사로 이뤄졌습니다. 북한인권탈북청년연합은 이번 경주 탐방을 시작으로 남북한 청년들이 함께 할 수 있는 다양한 문화교류를 지속적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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