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서 기자가 보도합니다.
탈북자들이 제3국을 거쳐 남한에 들어가면 전부 건강검진을 받습니다. 이 자료는 남한사회정착을 위한 교육 기관인 하나원에 건네지고 그곳에 근무하는 간호사는 탈북자가 하나원에 들어간 첫날 개인 면담을 통해 다시 한 번 탈북자의 건강 상태를 확인합니다.
하나원에 있는 병원에서 10년째 근무하는 전정희 간호사는 탈북자 열 명 중 3명 정도는 목숨을 걸고 국경을 넘고 또 제3국을 떠돌며 겪어야 했던 불안감 때문에 심리적으로 많이 위축돼 있고 불안과 우울 증세를 많이 호소를 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이러한 심리적 장애 이외에 심각한 질환은 결핵입니다.
전정희: 저희가 2008년 기준으로 1만3,700명을 기준으로 결핵 환자가 233명이었습니다. 굉장히 많은 숫자입니다.
결핵은 2006년 WHO, 즉 세계보건기구 발표를 보면 10만 명당 남한이 88명, 북한이 177명입니다. 이로 볼 때 하나원 교육생은 남한 사람에 비해 약 20배가 넘는 수가 결핵 환자란 계산이 나옵니다.
결핵은 6개월만 약을 지속적으로 복용하면 완치되는 질병이지만 그대로 방치하면 주변 사람들에게 전염을 시키는 질병으로 하나원에서는 북한에서 결핵을 앓았던 병력이 있거나 1차 건강 검진 상에 결핵에 의심되는 사람은 무조건 병원에 데려가서 엑스레이, 즉 흉부 사진을 찍고 객담 검사를 하고 있다고 전 간호사는 말했습니다. 하나원에 개설된 병원에 환자가 많이 찾는 곳은 치과입니다.
전정희: 전체적으로 치아 상태가 안 좋습니다. 북한이 치아 쪽으로 염증이 있거나 문제가 있으면 보전 치료보다는 이를 다 빼버린답니다. 나이가 어린대도 양쪽 어금니가 없는 경우가 많아서 음식물을 씹어 먹을 수가 없습니다. 그 때문에 위장 장애를 호소합니다. 만성 위장 장애가 있으면 머리가 아프게 됩니다. 그래서 구강의 문제가 위장 장애나 다른 심리적 요인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탈북자 교육생들은 12주 동안 하나원에서 남한 사회 정착에 필요한 기본 교육을 받으며 간단한 치과 치료를 받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시간을 요하는 치료는 지역 사회로 가서 저렴한 비용으로 치료를 계속 받을 수 있도록 하나원은 탈북자와 병원을 연계해 주고 있습니다.
남한에 사는 탈북자는 현재 1만 6,000여명에 달하고 있습니다. 2002년부터 매년 1,000명 단위로 탈북자가 들어가는데 그중 여성 탈북자가 80%를 차지합니다. 이러한 추세에 발맞춰 하나원은 올해부터 산부인과 공중보건의를 영입해 상시 진료와 치료가 이뤄지도록 했습니다. 탈북여성들이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해 생기는 여성과 질환자가 많다고 전 간호사는 말했습니다.
이 외에 탈북자에게선 흡연과 음주 때문에 생기는 질병이 많습니다. 예를 들어 만성 기관지염, B형 간염 보균자이면서 계속 술을 마셨던 사람에게서 보이는 간경화는 탈북자를 진료하면서 많이 볼 수 있는 질환이라고 전 간호사는 말합니다.
현재 하나원에는 5개의 진료 과목이 있습니다. 의료진은 총 11명으로 내과와 한방에 각각 2명 그리고 치과, 정신과, 산부인과에 각각 1명의 의사가 있습니다. 이들 의사는 현역 군 복무를 대신 하는 공중보건의로 모두 남성입니다. 그리고 간호사는 4명입니다. 또한 여성 탈북자들만 있는 하나원 분원엔 간호사 1명과 내과와 한방과 의사 한 명씩이 근무하고 있습니다.
하나원은 오는 12일에는 ‘국립의료원’과 탈북자의 정착을 돕는 민간단체 ‘새조위’ 그리고 ‘열린치과의사회’와 공동으로 하나원 개원 10주년을 즈음해 탈북자들의 의료지원에 대한 사업평가와 건강에 관한 토론회를 열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