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고용 영농기업 첫 설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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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한국의 제조업 분야에서 탈북자를 고용하는 사회적 기업이 있었습니다. 메자닌아이팩, 메자닌에코원이 그런 기업인데요. 이번에는 탈북자를 고용하는 영농분야 사회적 기업이 설립될 예정입니다. 영농분야에서 탈북자들의 정착이 추진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서울에서 정태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일산에 사는 60대의 탈북자 이씨는 요즘 취업예비교육을 마치고 일을 할 수 있다는 생각에 들떠있습니다. 이씨는 작년부터 통일부와 경기도, 사단법인 북방권 교류협의회에서 공동으로 진행한 탈북자 영농정착지원에 신청을 했습니다. 교육을 마친 이씨는 이번 영농교육이 유익했다고 말합니다. 탈북자 이씨의 말입니다.


이씨: 재미있었어요. 꽃에 대해서 모르다가 이런 꽃은 이렇게 해서 얼마간 지나면 꽃이 핀다니까. 화원 가보고 놀라기도 하고요. 너무 크니까. 처음 그런데 가봤으니까. 교육받는 과정에서는 이론이나 실습에서 우리를 정말 귀에 쏙쏙 들어가게끔 잘 말해 주더라고요.

이번에 이씨가 영농교육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작년 11월 30일 통일부와 경기도, 북방권 교류협의회가 체결한 업무협약의 결과입니다. 이들 세 기관은 영농분야 탈북자의 사회적 기업을 설립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업무협약에 따라 통일부는 취업교육 대상자 선정과 교육예산지원을 담당하고, 경기도는 행정적 지원, 북방권 교류협의회는 영농교육과 사업운영을 담당하기로 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올 상반기에는 경기도 용인시에 위치한 8,264m² 규모의 용천식물원에 탈북자들이 정착할 사회적 기업이 설립될 예정입니다.

이씨처럼 이번 영농교육을 신청한 탈북자는 14명입니다. 교육생은 40대부터 70대까지 장년층이 주를 이룹니다. 이들은 이미 지난 12월 5주에 걸쳐 기본 이론 교육과 현장 실습 교육을 마친 상태입니다. 교육에 대한 만족도는 높습니다.

하지만 교육을 마치고 취업을 희망하는 교육생은 6명입니다. 교육만을 받기 원했거나 제시된 임금조건에 동의하지 않은 인원은 제외된 숫자입니다. 최종적으로 취업하게 되는 탈북자들은 1월 중 설립되는 사회적 기업에서 화훼 재배 및 판매를 맡게 됩니다.

이번 영농정착지원은 특히 화훼분야라는 점에서 탈북자들의 호응을 얻었습니다. 단기적으로는 일자리를 얻고, 장기적으로 창업도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북방권 교류협의회 정해훈 이사장입니다.

정해훈 이사장: 저는 영농분야 쪽에서도 특히 화훼분야 쪽에 역점을 두고 사업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일차적인 이분들의 한국 내 정착을 위한 취업분야에 추천을 할 수 있고, 또 장기적으로는 사실 이분들이 안정적인 정착하기 위해서는 창업이라는 부분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보고 있는 거죠.

북한이탈주민보호 및 정착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정부가 영농을 희망하는 대상자에 대해 교육훈련과 현장실습 등 영농정착을 지원을 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그동안 탈북자들은 대도시에 거주하기를 원하고, 농업분야에 종사하거나 농촌지역에 거주하기를 꺼려해 이 법률은 현실화되지 못했습니다. 이번 사회적 기업 설립으로 탈북자 영농정착이 입법 이후 처음 시도되는 것입니다.

통일부와 북방권 교류협의회는 향기 나는 식물을 재배하는 충청북도 상수허브랜드에서도 비슷한 규모의 탈북자 영농취업을 추진할 예정입니다. 통일부는 이번 영농정착을 계기로 영농분야의 수요와 정착지원을 확대해나갈 계획입니다. 통일부 정착지원과 김지원씨입니다.

김지원: 이번 사회적 기업을 성공적으로 운영을 해서 채용인원을 지속적으로 확대해나가는 것이 저희가 가진 일차적인 목표이고요. 유관기관들과 협력을 해서 영농분야에 대한 홍보를 먼저 강화를 하려고 합니다. 그래서 구직수요를 늘려나가고 이러한 사회적 기업 설립뿐만 아니라 다양한 지원, 영농정착 지원을 늘려나가는 것이 정부의 계획입니다.

탈북자들의 영농분야 취업이 일손이 필요한 농촌지역에는 활력을 불어 넣고, 취업을 원하는 탈북자들에게는 일자리를 제공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