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취업박람회 400여명 몰려 성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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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정착한 탈북자가 2만여 명이지만, 이들이 성공적으로 남한에 정착하기 위해서는 제대로 된 일자리를 갖는 일이 매우 중요합니다. 탈북자들의 취업을 돕기 위해 한국 정부가 27일 취업박람회를 개최했는데요.

서울에서 노재완 기자가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취업 박람회장 자원봉사자: 여기 와서 학교 다니신 적 없으시죠? 북한에서 고등중학교 언제 졸업하셨어요?

탈북자: 89년요.

탈북자들이 취업을 위한 이력서를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을 받아 정성껏 작성하고 있습니다.

탈북자들은 자유와 인권을 찾아 한국으로 넘어왔지만, 낯선 이곳 생활에 적응하는데 애를 먹습니다. 특히 일자리 구하기가 가장 힘듭니다. 북한에서 배워온 교육과 기술이 적용되지 않는 게 너무 많아 아예 처음부터 다시 일을 배우기도 합니다. 이들의 이런 취업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한국 정부가 27일 탈북자 취업박람회를 열었습니다.

이날 취업 박람회에는 4백 여 명이 넘는 탈북자들이 몰려 성황을 이뤘습니다.

기업 관계자: 한국에 오신 지 몇 년 되셨어요? 탈북자: 지난해 왔습니다. 그 동안 아르바이트 식으로 회사에서 컴퓨터 일한 경험이 있습니다. 기업 관계자: 그러면 정식적으로 회사에 일한 적은 없는 거네요.

탈북자를 채용하겠다는 업체 가운데는 탈북자가 대표로 있는 회사도 있어 눈길을 끌었습니다.

탈북자 김대성 씨입니다.

김대성: 아파트 택배인데요. 정식 명칭은 미소금용택배입니다. 이번에 남자 직원 2명 정도 뽑으려 합니다.

이날 취업박람회에 나온 기업은 모두 38개. 직장을 원하는 탈북자들을 대상으로 즉석에서 면접을 실시했습니다. 면접에 응하는 탈북자들의 모습에서 취업에 대한 열정이 엿보였습니다.

탈북자들은 자신이 받을 노임과 근무조건 등을 꼼꼼히 따지면서 다른 업체와 비교하기도 했습니다.

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 김동준 과장의 얘깁니다.

김동준: 박람회에 오시면 보통 10~20% 정도 취업이 됩니다. 오늘 더 많은 분들이 취업을 하실 수 있게 돕고 있고요.

기업들은 대체로 탈북자들에게 월 100만원에서 150만원의 노임을 제시했습니다. 미화로 천 달러가 조금 넘는 금액입니다.

한국에 와서 이번에 처음으로 직장을 구한다는 탈북자 이명선(가명) 씨의 얘깁니다.

이명선: 월급 보다는 안정된 직업만을 원합니다.

기자: 이전에는 무슨 일을 하셨어요?

이명선: 아직 일한 적은 없습니다. 지난해 와서 자격증만 땄습니다. 이제 취직하려고요.

기자: 어떤 자격증 취득하셨어요?

이명선: 컴퓨터 관련 자격증이랑 운전 면허증 이렇게..

현재 한국에 들어온 탈북자 수는 약 2만 여 명. 한국 정부는 이 가운데 절반 가까이 직장을 갖지 못한 것으로 보고 이들의 취업을 위한 지원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김천식 통일부 통일정책국장입니다.

김천식: 탈북자 취업 장려금을 상향 조정했고, 채용 우수기업에 대해서는 지원책을 마련했습니다. 공무원에 대해서도 특별임면과 고용지원금 제도를 보완하는 등..

최근 조사된 통일부 자료에 따르면 현재 취업한 탈북자 중 식당 종업원이나 공사장 인부 등 단순노무직에 종사하는 탈북자가 31.5%로 가장 많으며, 그 다음으로 23.2%로 기계조작 및 조립 등의 직종에 주로 일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