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콕에서 이동준 특파원의 보도입니다.
지난 12월 5일. 중국 심양과 연길에서 자유의 땅을 찾아 떠난 지 14일만에 탈북자 25명이 메콩강 유역에 도착했습니다. 이제 단 몇 시간 있으면 목적지인 태국 땅.
탈북자 25명은 중개인이 연결해준 보트 4척에 나눠 타고 메콩강을 건넜습니다.
그러나 겨울철, 수위가 낮아지면서 물줄기가 급속하게 빨라진 메콩강에서 작은 배는 속수무책이었습니다. 배 1 척이 암초에 걸려 전복됐고, 이 사고로 배에 타고 있는 탈북자 6명 중 2명이 물살에 이끌려 실종됐습니다.
실종된 사람은 23살 과 48살, 정씨 성을 가진 여성들으로 이 여성들의 생사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 사건은 파손된 쾌속 보트에서 가까스로 구조된 40대 초반의 김 모 여인이 자유아시아방송에 자필 편지로 알려온 것입니다.
이 사건이 있기 바로 3일 전에도 탈북자 19명이 버마에서 체포된 사건이 있었습니다. 태국으로 탈북자들를 진입시키던 중개인이 탈북자들을 버마 영토에 내려놓고 태국이라고 거짓말을 하며 달아난 것입니다.
자유아시아방송에서 얼마 전에 보도한 것과 같이, 이 탈북자 19명은 현재 버마에 재판을 기다리고 있으며 이 중엔 6살 아이를 포함한 어린이도 4명 포함돼 있습니다.
이들이 체포된 이후, 탈북자들을 돕고 있는 인권 단체 관계자들은 이런 일련의 사건이 탈북 중개인의 무책임에서 온 것이라며 아쉬움을 토로하고 있습니다.
현재, 겨울철 추위로 탈북자들은 몽골 북부 지역을 이용할 수 없습니다. 이들이 남한과 같은 안전한 국가로 오는 길은 버마나 라오스 국경에서 메콩강을 건너 태국으로 넘어오는 것이 유일합니다.
그러나 열대성 겨울철에 접어든 11월과 12월의 메콩강은 수위가 낮아지고 물줄기가 급속하게 빨라지면서 곳곳에 암초가 들어나, 자칫하면 인명 사고가 날 수 있는 상황입니다.
인권 단체 관계자들은 중개인들이 돈벌이에 급급해 탈북자들의 신변 안전을 계속해서 무시한다면 더 위험한 사건도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