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를 찾아 남한에 입국한 탈북자가 1만7천명을 넘어선 가운데, 남한의 탈북자 단체들이 조직적으로 북한이나 중국에서 어려움에 처한 탈북자들을 구출하기 위해 발벗고 나섰습니다. 정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남한에 입국한 1만 7천명의 탈북자들이 자유를 찾기까지는 그들의 탈출을 도와준 구원의 손길들이 있습니다.
대량 탈북이 발생하기 이전인 90년대에 탈북자들이 한국 등 다른 나라로 가기 위해서는 동남아의 정글을 헤치거나, 사막을 횡단해야 하는 등 죽음을 각오한 모험을 해야 했습니다.
그 과정을 먼저 경험한 일부 탈북자들 중에는 탈북을 감행하는 사람들을 상대로 탈북 비용으로 터무니없이 많은 돈을 받아 '악덕 브로커'라는 사회적 비난을 받는 사람도 생겨났습니다.
이런 악덕 브로커들로 인한 탈북자들의 피해를 막기 위해 지금은 여러 탈북자 단체들이 최근에 조직적으로 탈북자들을 구출하는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현재 탈북자 구출활동을 벌이고 있는 남한의 단체들은 NK지식인연대와 자유북한방송, 탈북인단체총연합회, 탈북여성인권연대 등을 들 수 있습니다.
이들 단체들이 구출하는 대상은 기본적으로 어려운 처지에 놓인 탈북자들입니다.
NK지식인연대 산하에 조직된 탈북자 구출센터가 기본적으로 구원하고 있는 대상은 중국에서 헤매고 있는 탈북 지식인들이며, 필요에 따라서는 북한 내 엘리트들에 대한 구원 작업도 벌인다고 이곳 탈북자구출 센터장은 말합니다.
"첫째로 탈북 지식인들이고, 그리고 여기에 와 있는 가족들이고, 그리고 가족들과 연관된 엘리트계층이고, 다른 단체와 차별화 되는 것은 (그런 사람들을)북한에서 데려온다는 것입니다" 이들은 서울 마포구 공덕동에 탈북자 구출센터 사무실을 꾸리고 자체 홈페이지 "탈북형제구원센터"를 운영하면서 이 홈페이지로 구원 대상들을 접수받고 있습니다.
탈북자단체총연합회에서 조직하는 탈북자구출센터도 중국내 인신매매 여성과 기구한 운명에 처한 탈북자들을 구원하고 있습니다.
탈북자단체총연합회 장철봉 사무국장의 말입니다.
"기준은 두 가지입니다. 가장 첫째는 사연서를 저희에게 보내주시면, 저희가 사연서에서 기구한 운명들, 인신매매라든지 이런 사람들을 1순위로 구출을 하고, 그리고 좀 여유가 있고 그렇게 사연이 기구하지 않는 사람들은 저희가 순위로 뽑고…"
이들에 대한 구출비용은 한국의 교회나 시민단체에서 후원을 받고 있습니다.
한편, 중국 내에 있는 병약자들과 인신매매 여성, 10대 어린이들을 기본적으로 구출하고 있는 자유북한방송의 탈북자구원 센터장은 "탈북자들의 탈출 경로와 비용에 대해서는 언론에 알릴 수 없다"면서 중국 현지인들이 맡아 안전하게 데려오는 방법을 택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에 있는 '3.18파트너스'라는 탈북자 구원단체와 연계를 갖고 구출활동을 벌이고 있는 탈북여성인권연대의 구출 대상은 주로 인신매매 여성들과 중국인과 탈북 여성 사이에서 태어난 '무국적 어린이' 또는 탈북 고아들입니다.
이들 단체들의 탈북자 구출운동은 여러 가지 어려움 속에서 진행되고 있습니다.
우선 중국에서 탈북자 한 명을 구원하려면 최소한 미화 1,000달러가량 필요한데, 사정이 어려운 탈북자들에게 돈이 없기 때문에 한국 교회나 여러 인권단체들의 도움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중국 공안에게 체포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여러 가지 안전대책도 세워야 합니다.
이렇게 탈북자 구출이 부담스럽고 위험한 과정이긴 하지만, 탈북자 단체들이 직접 나서 구출활동을 벌이면 안전이나 비용면에서 투명하기 때문에 신뢰를 가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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