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청소년 한겨례 계절학교 개최

0:00 / 0:00

앵커 : 겨울 방학을 맞아 탈북 청소년들의 학습 지도를 돕는 봉사활동이 최근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오늘은 12년째 이어 오고 있는 북한인권시민연합의 한겨레 계절학교를 소개합니다. 한겨레 계절학교 입학식 현장을 서울의 노재완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선서~! 제24회 한겨레 계절학교에 입학해 교칙을 준수하고 지도교사의 지도를 성실히 받을 것을 엄숙히 선서합니다”

한겨레 계절학교에 입학한 탈북 청소년 최진명 군이 참가 학생들을 대표해 선서를 하고 있습니다.

7일 낮 서울 강북구 수유동에 있는 통일교육원 강의실. 한겨레 계절학교 윤현 교장은 환영사를 통해 “통일 한반도의 주역은 여기 모인 탈북 청소년들이 될 것”이라며 이들의 노력을 당부합니다.

윤현 : 통일됐을 때 무엇을 할 것인가를 지금부터 생각해야 합니다. 고향에 돌아가려면 돈도 많이 벌어가야 하겠죠. 그렇지만 가서 뭔가 일하려면 여기서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합니다. 떳떳하게 일할 수 있는 그런 자격을 갖춰야 합니다.

참가 학생들은 한겨례 계절학교에서 열이레 동안 같이 생활하면서 학교 다닐 때 취약했던 과목을 중심으로 학습 지도를 받습니다.

남한 청소년들은 방학 기간에도 학원에 다니거나 가족들과 여행을 다니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탈북 청소년들은 방학이 되어도 마땅히 갈 곳이 없고 공부를 하려고 해도 기초가 없어 혼자서 공부하는 데 어려움이 많습니다.

이를 해결하고자 해마다 1월과 8월 방학을 맞아 북한인권시민연합이 한겨레 계절학교를 열어 이들의 공부를 돕고 있습니다.

탈북 청소년들의 학습을 돕는 사람들은 남쪽 출신의 대학생들입니다. 이들은 무보수로 봉사에 나서고 있습니다.

이세정 (이화여대 3년): 저는 소통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너희를 진심으로 생각해주고 소통하기를 원하는 사람들이 이렇게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싶어요.

이들 지도교사는 탈북 청소년들의 눈높이에 맞추되 일반학교와 동일한 방식으로 국어, 영어, 수학, 과학, 역사, 사회, 컴퓨터 등을 가르칩니다.

참가자들은 이러한 공부 외에도 단체 운동, 미술, 연극, 춤 등의 특별활동 시간을 통해 저마다의 재능을 계발하고 공부에 지친 심신을 달래기도 합니다.

또 주말에는 음악회를 관람하거나 수련행사에 참가하며, 정서 안정을 위해 심리 상담도 받습니다.

이혜경 (참가 학생): 고3이라서 공부하려고 왔어요. 규칙적인 공부를 하고 싶어서요. 방학 때 집에 있으면 불규칙한 생활을 하게 되거든요. 여기에 오면 아침 7시부터 운동하고 공부도 열심히 할 수 있으니까..

한겨레 계절학교는 또한 통일의 작은 실험장입니다. 남한 출신 청소년들도 함께 참가하는 주말 행사는 또래문화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서로에 대한 편견을 없애는 소중한 시간이 되고 있습니다.

그동안 탈북청소년 500여 명이 한겨레 계절학교를 졸업했습니다. 졸업생들은 현재 전국 각 대학에 진학해 학교생활에 잘 적응하고, 사회에 나와선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2001년 여름부터 운영되기 시작한 탈북청소년을 위한 한겨레 계절학교. 해가 거듭될수록 참가 학생들의 반응이 좋습니다. 열악한 환경에도 열정을 이어가는 한겨레 계절학교의 도전이 값진 결실을 맺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