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북 탄도미사일 대응력 강화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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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정부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위협에 대한 대응력을 강화한 중기 방위력 증강 계획을 이번 주 안에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도쿄에서 채명석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일본정부는 2011년부터 5년간에 걸친 방위력의 기본 방침을 명시한 ‘방위계획의 대강(방위 대강)’을 이번 주 안에 결정할 예정입니다.

냉전 시대인 1976년 주로 옛 소련의 위협을 상정해서 책정된 방위 대강은 그 동안 두 차례 개정됐으나, 최근의 북한의 탄도미사일 위협과 중국의 군사력 증강에 대처하기 위해 6년만에 다시 개정되기에 이르렀습니다.

신 방위대강은 우선 북한의 탄도미사일 위협에 대한 대응력을 크게 강화했습니다. 일본은 현재 수도권 일대를 방어하기 위해 이루마 기지(사이타마 현), 규슈 지역을 방어하기 위해 카스가 기지(후쿠오카 현), 오사카와 나고야 지역을 방어하기 위해 기후 기지(기후 현)의 고사군(고사포 부대)에 지대공 유도탄 PAC3 미사일을 배치하고 있습니다.

신 방위대강에 따르면 일본은 PAC3 미사일의 배치 거점을 현재의 3개 고사군에서 6개 고사군으로 늘려 일본 전역을 커버할 수 있는 탄도미사일 방어(MD) 체제를 구축할 예정입니다. 즉 홋카이도의 치도세 기지, 아오모리 현의 미사와 기지, 오키나와의 나하 기지에도 PAC3 미사일 발사 장비가 추가로 배치됩니다.

이와 함께 해상 요격 미사일 SM3를 장비한 최신식 이지스 함을 현재의 4척에서 6척으로 늘리게 됩니다. 일본열도의 방공 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F-35와 같은 최신식 차기 전투기(F-X)의 도입도 서두를 방침입니다. 또 북한의 현재 군사 동향이 북동아시아 지역의 최대 불안정 요인이라는 점을 감안해서 미군과 실시하는 합동 훈련이 대폭 강화됩니다.

신 방위대강에 따르면 일본은 또 중국의 군사력 증강과 해양 진출에 대처하기 위해 일본열도의 남서쪽에 위치한 도서 지방의 방위력를 크게 강화할 방침입니다. 예컨대 일본 방위성은 중국과 사이에 센카쿠 열도 영유권 문제가 첨예화하자 오키나와 나하 시에 있는 제1 혼성 여단의 병력을 3백 명 증원시켜 제15 여단으로 격상시켰습니다.

일본은 중국이 센가쿠 열도를 비롯한 남서 도서 지방을 무력으로 침공하는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앞으로 5년간에 걸쳐 잠수함 보유 대수를 현재의 16척에서 22척으로 늘릴 계획입니다. 남서 도서 지역에 주둔하는 육상 자위대 병력도 2천명으로 증강됩니다.

반면 러시아의 위협이 상대적으로 줄어들었다는 점을 감안해서 전차의 보유 대수를 현재의 6백 대에서 3백9십 대로 줄이고, 대포도 6백 문에서 4백 문으로 삭감할 방침입니다. 현재 홋카이도에 주둔하고 있는 2개 사단과 2개 여단의 병력도 축소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육상 자위대의 전체 정원은 현재보다 천명이 줄어든 15만4천명 체제로 개편됩니다. 즉 육상 자위대의 현역 정원을 현재의 14만8천 명에서 14만7천 명으로 삭감하고, 유사시에 소집되는 예비역 7천명을 포함해 육상 자위대 병력의 상한을 15만4천 명으로 유지할 방침입니다.

일본의 새로운 중기 방위계획의 골자는 한마디로 주적 개념을 옛 소련에서 북한과 중국으로 전환한다는 것입니다. 일본은 이를 위해 탄도미사일 방어 체제와 해상 자위대 전력을 대폭 강화할 계획입니다.

신 방위대강은 또 일본열도 전역에 자위대를 균등하게 배치하는 이른바 ‘기반적 방위’에서 북한과 중국의 위협에 기동적으로 대응하는 ‘기동 방위’에 중점을 두고 있는 것이 큰 특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