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룡해 강등, 군부 불만 잠재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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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 집권 후 초고속 승진을 해 온 최룡해 인민군 총정치국장의 계급이 차수에서 대장으로 강등된 것은 군부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한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나왔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미국 워싱턴 존스홉킨스대학 국제대학원(SAIS)의 알렉산더 만수로프(Alexander Mansourov) 객원연구원(visiting scholar)은 지난 4월 민간인 최초로 북한 인민군 총정치국장에 임명돼 군부 실세로 알려진 최룡해의 강등은 ‘정치적으로 매우 중요한 사건(significant political event)’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만수로프 연구원 : 최근 (리영호 인민군 총참모장 등) 대대적인 숙청으로 피해를 본 군부 내 보수강경 세력을 달래기 위한 인사로 봅니다. 그들은 분명히 최룡해의 몰락을 원할 것입니다. I think he may have fallen victim to the counter-offensive ostensibly mounted by the military hardliners who have taken considerable losses in the recent military purges. And they really want Choe Ryong-Hae to disappear, disappear at once.

장거리 로켓 발사의 성공으로 지도자로서 입지를 강화한 김 제1비서가 리영호, 김영춘 등 기존 군부 실력자들을 숙청하거나 좌천시키면서 생길 수 있는 군부의 반감을 달래려 했다는 분석입니다.

하지만, 만수로프 연구원은 김정은 제1비서는 최룡해, 현영철 등 세 명의 인사를 차수로 임명했다 다시 대장으로 강등해 군부 엘리트 계층에 자신의 힘을 충분히 과시했다고 강조했습니다. 김 제1비서의 인사 기준은 “무엇보다도 충성심”이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했다는 설명입니다.

만수로프 연구원 : 군부 엘리트 계층에 오직 '개인적인 충성심' 만이 승진의 판단기준이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보낸 것입니다. 직위와 관련한 자격이나 업적, 성과는 거의 상관이 없다는 말이죠. So he sends a powerful message to the military elites that in their careers and promotions only personal loyalty matters, whereas professional qualifications and achievements play little role, if at all.

상장으로 강등됐다 대장으로 복귀한 바 있는 김격식 인민무력부장과 김명국 총참모부 작전국장의 경우처럼 북한 지도부는 과거에도 일부 군 인사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나타내기 위해 일시적으로 계급을 강등했다 복귀시킨 경우가 있었지만 김 제1비서의 경우는 앞선 지도자들과는 차원이 다른(new level) 권한을 휘둘렀다는 설명입니다.

미국 해군분석센터(CNA)의 켄 고스 해외지도부연구담당 국장은 최 총정치국장이 대장으로 강등된 것은 현영철 총참모장과 김격식 인민무력부장과 계급을 맞추기 위한 것이라는 일부 전문가들의 견해도 나오고 있는 가운데 강등의 특별한 이유가 드러나지 않고 있어, 현재로서는 군 수뇌부를 달래기 위해서라는 의견이 가장 타당성 있어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캐나다 서부 밴쿠버 브리티시콜럼비아대학(UBC)의 형구 린(Hyung-Gu Lynn) 박사는 최룡해의 강등은 군부 불만을 희석하기 위해 단행했다(attempt to dilute some of the existing dissatisfaction within the military)고 분석했습니다. 하지만, 린 박사는 총정치국장의 직위는 유지하고 있다는 것과 한 계급만 강등된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최룡해가 직위를 유지한 것은 기본 권력에 변화 없이 단지 김 제1비서가 군부의 불만의 목소리에 귀기울이고 있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조치였다는 설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