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양강도 혜산시에서 자동차가 전복돼 화물적재함에 타고 있던 주민 20여명이 한꺼번에 목숨을 잃는 끔찍한 사고가 일어났습니다. 전력부족으로 열차운행이 거의 중단되면서 자동차(화물차) 사고들이 빈발하고 있다는 게 소식통들의 전언입니다.
서울에서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양강도 혜산시 화전령 고개에서 자동차가 미끄러지면서 전복돼 28명의 승객이 한꺼번에 목숨을 잃는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소식을 전한 양강도 소식통은 “사고가 난 시각이 12일 오전 1시경”이라면서 “운전수를 비롯해 현장에서 21명이 사망하고 병원으로 옮겨진 7명도 모두 사망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와 관련 사고현장 가까이에서 살고 있다는 또 다른 소식통은 “사고가 난 화물 차량은 혜산제지공장 9호차”라면서 “보천군 백자리에 땔감을 실으러 가다가 사고를 당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연합기업소들에서 보유하고 있는 ‘9호 차량’은 전시수송용으로 해당 보안부와 노동당 민방위부의 허락 없이는 함부로 운행할 수 없도록 규정돼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당장 뛸 수 있는 변변한 자동차가 없는데다 혹한에 땔감이 급하다나니 공장기업소들이 불법적으로 차량을 움직이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말했습니다.
더욱이 화물차 사고로 이처럼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게 된 원인은 전력사정으로 열차운행이 모두 중단 된데다 휘발유가 없어 버스조차 뛰지 못하면서 일반 승객들이 모두 자동차(화물차)에 몰린 때문이라고 소식통들은 설명했습니다.
자동차 운전수들의 경우 휘발유 값이라도 뽑기 위해 운행중에 돈을 받고 주민들을 태울 수밖에 없는데 보통 10리(4km) 당 중국인민폐 1원(위안)씩 받는다고 소식통들은 덧붙였습니다.
또 이번에 사고가 난 차량은 중국 둥펑자동차 공장에서 만든 6톤 적재의 ‘동방호(東方)’이며 승객 26명과 운전수, 조수까지 합쳐 탑승인원이 28명이었다고 소식통들은 언급했습니다.
양강도 혜산시에서는 설을 앞둔 지난달 27일에도 연봉고개에서 혜산철제공장 자동차가 미끄러져 십여 명이 현장에서 사망하고 중경상을 입는 사고가 있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전력사정으로 열차가 뛰지 않아 당분간 이러한 사고들이 계속 될 수밖에 없다”며 “1호도로(김정은 전용도로)를 제외한 나머지 도로들엔 쌓인 눈이 얼어붙고 도로변에 자동차 보호대(가드레일)가 없기 때문에 조금만 미끄러져도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입을 모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