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지난해 10월부터 시작된 북한의 양강도개발계획이 무산될 위기에 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지도부가 북한에 대한 경제개발지원을 비핵화 문제와 연계 지으면서 더 이상의 논의가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전해왔습니다.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당국이 중국의 지원을 바탕으로 양강도를 거창하게 개발할 계획을 세운 것은 지난해 10월의 일이었다고 복수의 양강도 소식통들이 주장했습니다.
이러한 북한의 개발계획이 세상에 알려진 것은 지난해 11월, 양강도당 조직비서를 단장으로 한 양강도 경제부문일꾼 대표단이 중국 길림성 백산시와 장백현을 방문하면서 부터였다고 소식통들은 언급했습니다.
양강도의 한 간부 소식통은 최근 자유아시아방송에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중국 길림성 백산시 정부(행정부)와 장백현 정부를 상대로 양강도 경제개발과 관련한 국가적인 논의들이 여러 차례 있었다”고 진술했습니다.
경제개발 대상으로는 백두산까지 이르는 양강도의 관광자원 개발과 지하자원, 임업과 농업, 철도를 비롯한 기간산업부문이 기본으로 논의됐다고 그는 말했습니다. 또 이를 위해 양강도 혜산시 위연지구에 중국 장백현과 혜산시를 잇는 ‘친선다리’를 새로 건설한다는데 합의한 상태였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양강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기간산업뿐만 아니라 경공업을 살리는 문제도 중국측과 심도 있게 논의됐다”며 “길림성 백산시의 경공업공장들을 양강도의 경공업공장들과 합영으로 운영하자는 논의가 있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양강도 경공업분야의 우선 합영 대상으로 혜산신발공장과 편직공장, 방직공장, 맥주공장과 발효주(와인)공장을 미리 지정까지 해 놓았다고 그는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논의는 올해 2월, 중국지도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한 후로는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중국 당국이 양강도 뿐만 아니라 북한의 다른 지역들에 대한 경제개발지원도 모두 핵무기 포기를 선제조건으로 내 걸어 아무런 합의도 이룰 수 없다는 게 소식통들의 설명입니다.
소식통들은 “지난 5월 말, 새로운 ‘경제개발구법’이 나오면서 양측 간 논의가 재개 될 것으로 희망했으나 중국 측은 지금까지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고있다”며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는 한 양강도 개발계획은 이미 백지화 된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현지 간부들의 비관적인 전망을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