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서 ‘안네의 일기’ 출판 금지 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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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여러분, 세계 명작 '안네의 일기' 읽어보셨나요? 인간이 인간답게 살지 못할 때 그 비참함이 어떤지를 보여 준 역사서입니다. 독일 나치의 끔찍함을 일깨웠다는 점에서 전 세계인의 필독서가 됐지만, 유독 북한에서만 '안네의 일기'를 읽을 수가 없습니다. 왜 그럴까요?

서울에서 노재완 기자가 보도합니다.

세계 명작 ‘안네의 일기’는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독일군을 피해 숨어 살아야 했던 유대인 소녀 안네 프랑크가 직접 쓴 일기입니다.

일기 속에는 전쟁에 대한 두려움, 부모님과의 갈등, 가족에 대한 사랑 등 비교적 꼼꼼히 적혀 있습니다. 숨어 살면서 16살의 소녀 안네가 겪은 고초는 상상을 초월합니다.

'안네의 일기'는 인권과 인간의 존엄성을 세계에 알렸다는 점에서 전 세계인의 필독서가 됐습니다. ' 루빵(루팡) 이야기', '빨간머리 앤', '전쟁과 평화', '폭풍의 언덕' 등과 함께 북한에서도 꽤 알려진 세계 명작입니다.

북한 당국은 문학인들이나 문학에 관심 있는 청소년들을 위해 적은 분량이지만 세계 명작들을 번역해 출판했습니다. 그러나 어떤 이유인지 ‘안네의 일기’만은 공개, 출판되지 않았습니다.

탈북자 박광일: 북한 주민이 '안네의 일기'를 보게 될 때 그 속에서 북한 체제의 비합리성과 인권의 불합리성을 발견할 수 있다는 생각 때문에..

나치 독일이 유대인을 대상으로 유럽에서 저지른 학살극이었지만, 전 인류의 수치이자 전 인류가 반드시 기억해야 할 비극임이 틀림없습니다. 그래서 ‘안네의 일기’는 반세기도 더 지난 지금까지도 살아 있는 역사로 남아 있습니다.

북한의 참혹한 인권 상황을 세계에 알리고 북한 정권의 죄악을 폭로하자는 탈북자들의 목소리가 요즘 유엔 등 국제사회를 통해 전달되고 있습니다.

탈북자 지철호: 탈북자를 다룬 영화가 꽤 나왔지만, 실질적으로는 사람들에게 제대로 전달된 것은 별로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기록물 그러니까 다큐멘터리 같은 것을 내셔널지오그래픽에서 방영해준다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탈북자 강제 북송 문제가 최근 언론의 집중을 받으면서 북한인권 문제는 이념과 세대를 초월한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북한 주민의 인권 신장은 이 시대를 함께 살아가는 동지애의 시각에서 시작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