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남북관계의 경색으로 개성공단 운영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자본주의 문화와 접하고 있는 개성공단에서는 변화의 바람이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노재완 기자 보도합니다.
“남쪽에서 쓰는 물건, 볼펜 하나에도 다 관심이 있습니다. 북쪽 사람들 원래 겉으로 표현을 잘 하지 않지만, 북한에선 다 귀하니까 모든 물건에 관심을 나타냅니다. 그리고 남쪽에서 제공되는 생필품 많이 사용하고 있으니까..”
개성공단에서 일하는 북한 노동자들이 남쪽 사람들의 어떤 물건에 가장 관심을 나타내는가에 대한 질문에 한 입주 기업 대표가 답한 말입니다.
나이와 연령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지만, 여성들이 많은 북한 노동자들은 대체로 생필품과 화장품, 먹거리 등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남쪽 사람들의 모습도 관심의 대상입니다.
현재 개성공단에서 일하는 북측 근로자의 수는 모두 4만 6천 여 명.
개성시와 인근의 인구를 다 합쳐도 20 만 명 정도라고 봤을 때, 1/4 가까이가 개성공단에서 근무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외부 세계와 단절된 북한 사회에서 개성공단은 아주 특별한 곳입니다.
우선 남쪽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이들의 눈에 비친 남쪽 사람들의 모습은 모두 신기할 따름입니다.
개성공단 입주기업 대표의 말입니다.
입주기업 대표:
눈 화장을 짙게 하고 입술 화장도 하고 그렇습니다. 세계 어느 나라든 여성들의 관심은 다 비슷하잖아요. 개성공단 현장에서 노동자들도 (남쪽 사람들의 모습을) 많이 따라 하고 있습니다.
과거와는 달리 신세대 젊은 여성 노동자들은 전자제품에 대해서도 깊은 관심을 나타냅니다.
특히 디지털 카메라에 관심이 많습니다.
디지털 카메라를 북한에선 숫자식 사진기라고도 부릅니다.
개성공단 건설 현장의 한 기술자의 말입니다.
건설 기술자:
우리 남쪽 사람들이 업무용으로 디지털 카메라를 항상 휴대하고 다니니까.. 특히 북쪽 여성분들이 자신의 모습이 담긴 카메라를 보고 처음에는 신기하게 쳐다봤습니다.
뿐만 아니라, 암암리에 컴퓨터가 보급되면서 메모리칩에도 깊은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입주 기업 대표의 말을 계속 해서 들어보겠습니다.
입주기업 대표:
세관 같은 북쪽 관리들은 물품들을 달라고 부탁하죠. 담배라든지 USB 같은 것도 요구하죠.
이처럼 개성공단을 통한 자본주의 황색바람은 소리 없이 불고 있습니다.
이젠 북한 당국조차 큰 위협으로 느낄 정도로 깊숙이 들어와 있습니다.
그 중심에는 호기심 많은 신세대 노동자들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