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카메라’ 장마당 최고 인기 품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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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각한 식량난을 겪는 것으로 알려진 북한의 장마당들에서 고가의 가전제품들이 없어 못 팔 지경이라는데요. 최근엔 ‘캐논’ 디지털 카메라가 대단한 인기를 얻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서울에서 문성휘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중고 노트북에서 PMP에 이르기까지 북한도 첨단 정보화시대를 향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식량난으로 대부분 주민들이 굶주리고 있다지만 정작 일부 장마당에서는 북한 돈 30만원을 웃도는 캐논(canon) 디지털 카메라가 없어서 못 팔정도라고 하는데요.

일부 계층의 넘쳐나는 첨단 IT 기기들에 대한 수요를 미처 따라잡지 못하면서 장사꾼들 사이에선 물량확보 전쟁이 치열하다고 합니다. 2일, 자유아시아방송과 통화한 함경북도 청진시의 한 주민은 자신을 수남 장마당에서 중기(IT 가전제품)장사를 하는 사람이라고 밝히면서 전자제품(IT 기기)들을 넘겨받기 위해 국경지역까지 오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이 주민은 “첨단 반도체제품들은 어느 것을 막론하고 정식으로 세관을 통해 들여오는 것이 금지되었다”며 “그러나 이미 국내(북한내부)에서 사용하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단속은 하지만 무조건 회수하지는 않는다”고 말해 북한에서도 첨단 IT 기기들이 적지 않게 유통되고 있음을 전했습니다.

이 주민은 최근 북한 장마당에서 유통되는 대표적인 IT 기기들에 대해서는 mp4, pmp, 4기가 이상의 USB와 중고노트북, 디지털 카메라를 꼽았습니다. 이 주민은 또 국경지역 도시 장마당들에서는 불법 중국휴대폰도 공공연히 팔리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최근 청진주민들 사이에서 캐논카메라가 대단한 인기를 끌고 있다면서 북한 주민들이 일본의 히타치나 소니, 산요, 파나소닉 같은 반도체 회사들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캐논이라는 전자기기 회사가 있다는 것은 캐논카메라가 유통되면서 처음 알게 되었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IT 기기들은 판매가격이 엄청나 일반 주민들은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일부특수층들의 전유물이라는 얘기입니다.

청진 장마당에서 캐논카메라의 경우 북한 돈으로 30만원, 중국 인민폐로는 2천원에 팔리고 있는데 이는 한달에 2천원을 받는 북한 노동자들이 10년을 꼬박 벌어야 할 돈입니다.

북한에서 캐논카메라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는 사실은 신의주 대학 교수인 백 모씨도 전화통화에서 확인해주었습니다.

백씨는 4일 전화통화에서 북한에서 사용되는 전자제품들과 반도체부품, 어린이 놀이감의 70% 이상이 신의주시를 통해 밀수로 들어오고 있다면서 신의주시가 북한에서 유통되는 IT 기기 도매상들의 집결지라고 밝혔습니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북한에서 캐논카메라가 인기를 끌고 있는 원인은 같은 가격대의 다른 카메라 제품들에 비해 기능이 다양하고 성능이 좋기 때문이며, 북한 주민들속에서 캐논이 세계 최고의 카메라 전문회사라는 사실이 점차 알려졌기 때문입니다.

한편 다른 북한주민들이 전한 바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mp3나 pmp의 경우, 주변 보안서에 기기등록을 한 경우에 소유를 인정해주는데 기기등록을 하기 전에 먼저 체신소(우체국)나 ‘도 컴퓨터 봉사소’에 가서 기기 속에 내장되어 있는 라디오 기능과 음성녹음(레코더) 기능을 삭제해야 등록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