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 한인사회 북한산 제품 사라진다

한동안 미국에 사는 한인들의 인기를 끌던 북한산 제품이 최근 거의 사라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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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의 강력한 제재 때문이기도 하지만 수입업자들은 북한산의 품질이 좋지 않고 신용이 없어서 수입을 중단했다고 말합니다.

김진국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워싱턴 지역의 한인식당업주는 13일 북한에서 온 소주에 대한 손님들의 반응을 묻자 가끔 노인들이 찾을 뿐 주문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고 답합니다.

식당주인: 많이 안 찾아요. 독해서 입맛에 안 맞는다고 해요. 요즘 남한 소주가 아주 잘 나오고 사람들이 순한 맛을 선호하거든요. 노인들이 가끔 찾긴 하지만 젊은 사람들은 안 마셔요.

북한에서 미국으로 소주를 수입한 업체의 대표는 지난해 초반까지 물건이 동이 날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지만 지난해 7월11일 금강산에 관광을 갔던 한국인이 북한군의 총격에 사망한 사건 이후 소주 판매가 급격히 줄었다고 설명하며 1년 전부터는 아예 수입을 중단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혔습니다.

한때 북한산 소주를 비롯해서 고사리나 상황버섯 등 미국에 사는 한인들의 인기를 끌던 북한산 제품이 최근 거의 사라졌습니다. 미국 정부가 북한과 수입과 수출을 철저하게 막고 있기도 하지만 북한사람과 믿고 거래할 수 없어서 수입을 중단했다는 수입업자도 있습니다.

2000년대 초반 북한에서 미국으로 광물질을 수입하려던 한인 기업가는 북한과 거래에서 큰 손해를 봤다며 다시는 북한과 거래를 하지 않겠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자신의 경험을 전했습니다.

미국에서 무역업을 하는 장석경 씨는 북한에서 많이 생산되는 광물인 마그네시아 크링커를 미국에 수입하려고 먼저 돈을 지급했지만 물건을 끝내 받지 못했다고 말합니다.

장석경: 한마디로 계약위반이죠. 선결제하면 물건을 보낸다고 해서 60만 달러를 보냈죠. 그런데 물건을 보내오지 않아서 항의했더니 돈을 더 내야 물건을 보내겠다고 해서 결국 송금해서 나중에 물건을 받았는데 북한이 보낸 물건이 마그네시아 크링커가 아니고 흑연이었어요.

북한과 거래를 하려다 포기했다는 다른 한인은 미국 정부의 규제로 정상적인 거래를 할 수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미국 정부가 북한과 금융거래를 철저히 막고 있어서 선결제를 요구하는 북한과 거래하기 위해서는 항상 미국에서 중국에 있는 은행에 송금하고 중국현지에서 현금으로 찾아서 북한 측 거래인에게 전달해야 하는 번거로움으로 북한 상품의 수입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미국 상무부의 수출입 통계를 보면 2005년 북한에서 3천 달러의 북한 물품이 수입된 뒤 지난 4년 동안 북한에서 미국으로 들여온 수입품은 전혀 없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