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DMZ 견학하면 인명피해 발생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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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판문점 대변인 성명을 통해 비무장지대에 대한 남측 언론 취재를 문제 삼아 한국과 미국을 싸잡아 비난했습니다.

한국이 해군 초계함의 침몰 사고로 혼란에 빠진 상황에서 나왔다는 점에서 그 배경이 주목됩니다.

서울에서 노재완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해군 초계함이 서해 백령도 근방에서 침몰 사고가 발생한 지 나흘째인 29일. 북한이 갑자기 비무장지대 안전을 운운하며 한국과 미국을 함께 비난했습니다. 지난 2월 남측 당국이 6.25전쟁 60주년을 기념해 비무장지대를 언론에 공개하겠다고 발표한 것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입니다.

통일부 천해성 대변입니다.


천해성: 지난 2월 22일 국방부, 육군본부, 15개 언론사가 체결한 비무장지대 취재지원을 위한 양해각서와 관련해서 비난하는, 그리고 ‘이런 행위가 허용될 수 없다.’ 하는 그런 담화가 나왔습니다.

북한은 29일 판문점대표부 대변인 담화를 통해 “남측 당국이 비무장지대에서 견학과 취재를 허용하는 등 심리전 행위를 하고 있다”며 “이를 계속할 경우 인명피해를 비롯한 예측할 수 없는 사태가 발생할 것”이라고 위협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이 정전협정체결 당사자이기 때문에 사태 발생 시 모든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며 미국 책임론을 주장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당시 양해각서에서 비무장지대의 생태와 환경은 물론, 군사시설의 일부도 공개하기로 했습니다.

이 때문에 북한은 대변인 담화에서 민간인의 비무장지대 출입을 금지한 정전협정 제1조9항을 거론하면서 비무장지대에 대한 언론 공개는 잘못된 행위라고 못 박았습니다.

“민사행정 및 구제사업의 집행에 관계되는 인원과 군사정전위원회의 특정한 허가를 얻고 들어가는 인원을 제외하고는 누구도 비무장지대에 들어갈 수 없다”는 게 북측의 주장입니다.

북한이 비무장지대 관광 등을 두고 남측을 비난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문제는 북한의 대변인 담화가 한국이 해군 초계함의 침몰 사고로 혼란에 빠진 상황에서 나왔다는 점입니다. 북한은 이번 담화에서 한국 초계함 침몰에 대해 일절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한국 정부 역시 결정적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아직까지 북한 관련설에 신중한 입장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물론 일부에선 초계함 침몰의 원인으로 북한의 공격이나 기뢰 폭발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일단 교착상태에 빠진 남북관계에 대한 불만의 표시로 북한이 이번에 담화를 발표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동국대 북한학과 김용현 교숩니다.

김용현: 남북관계가 계속 겉돌고 있고 특히 금강산 관광 재개 문제와 관련해서 남북관계의 입장 차이가 굉장히 크지 않습니까. 이번 해군 초계함 사건과 무관하게 북한으로선 할 말은 하겠다는 것이고요. 그런 과정에서 이번에 (담화를 통해) 불만을 표시한 것입니다.

한국은 아직 원인을 알 수 없는 해군 초계함의 침몰 사고로 사회전체가 침통한 분위기에 놓여 있습니다. 앞서 금강산 관광 재개를 놓고 한참 신경전을 벌여왔던 한국의 입장에선 북측의 이번 담화 발표가 얄미울 수밖에 없습니다.

북측에 대한 남측의 대응 방식에 변화가 일어날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