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가정보국장 “북, 추가 도발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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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권력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에서 삼남 정은으로 순조롭게 승계되지 못할 경우 연평도 포격과 같은 추가 도발이 감행될 가능성이 있다고 미국 정보기관의 최고 책임자가 경고했습니다.

박정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의 제임스 클래퍼 국가정보국(DNI) 국장은 10일 의회에 제출한 2011 연례 안보위협 보고서에서 북한의 거듭된 도발이 현재 진행중인 후계체제 구축과 연관돼 있다고 밝혔습니다.

클래퍼 국장은 북한이 연평도 포격을 감행한 주된 의도가 정권 엘리트들 사이에서 김 위원장의 삼남인 정은의 지도력과 군사적 능력에 관한 신뢰도를 계속해서 높이기 위한 것이라며 이같이 평가했습니다. 따라서 김 위원장이 정은을 강하고 대담한 지도자로 포장하기 위해서, 특히 정은에 대한 엘리트 집단의 충성과 지지가 의심스럽다고 판단할 경우 추가 도발을 감행할 수 있다는 겁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의 이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후계세습 과정에 잠재적인 취약성이 여전히 상존한다고 클래퍼 국장은 지적했습니다. 특히 정은이 권력을 공고하게 다지기 전에 김 위원장이 사망할 경우 북한의 유례없는 3대 세습 시도가 실패로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는 겁니다.

북한의 핵 개발 추구와 관련해, 클래퍼 국장은 취약한 재래식 전력을 보완하기 위해서라며 정은도 쉽게 핵을 포기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북한의 핵 포기 가능성에 미국 정보기관이 회의적인 시각을 갖고 있음을 거듭 드러낸 겁니다.

북한의 거듭된 핵 관련 대화 제의에 대해서도 핵 폐기보다는 국제사회의 제재 완화와 지원 재확보, 중국과의 유대 강화, 남북 북미 간 양자 협상 재개, 그리고 국제사회로부터 암묵적 핵보유국 지위 획득 등을 위한 노림수라고 평가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북한이 매우 한정된 상황 아래서만 핵무기 사용을 고려할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북한이 핵 능력을 전쟁 억지력, 국제적 위신, 그리고 외교적 역량을 강화하는 주요 수단으로 여긴다는 겁니다.

반면, 북한이 두 차례 핵장치 실험을 통해 핵무기 생산 능력을 갖추고 있지만 실제로 핵무기를 생산했는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클래퍼 국장은 북한의 핵무기와 미사일 개발이 동아시아의 안보에 심각한 위협이라며 특히 북한의 핵 확산 가능성을 여전히 경계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또 북한이 지난해 말 공개한 우라늄 농축 시설과 관련해, 영변 외 다른 장소에 연구 개발 시설과 원심분리기 설비 등 우라늄 농축과 관련한 시설을 갖추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습니다. 20개월 미만의 짧은 기간에 그 정도 규모의 우라늄 농축시설을 가동했다는 북한의 주장은 비현실적이라며 이미 오래 전에 농축 우라늄을 통한 핵 개발을 추진해왔다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