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외화 보유자들에게 헌금 강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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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화폐개혁은 구권을 신권으로 교환해주는 비율을 제한함으로써 손해를 보는 사람들의 불만과 원성이 많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가지고 있는 돈이 달러나 중국 위안화로 보유하고 있는 사람들은 그 피해가 없을 것이라는 세간의 추측과는 달리 화폐개혁의 후 폭풍이 그들에게도 밀려들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중국에서 김준호 특파원이 전합니다.

북한 당국의 기습적인 화폐개혁은 북한 주민들 중 장사를 하는 사람 등 현금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사람들이 가장 큰 피해를 입었을 것으로 예상된 반면 달라나 중국 위안화 등 외화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피해대상에서 일단은 비켜간 것으로 생각됐습니다.

북한의 화폐가 신권으로 바뀌더라도 외화의 경우 그 가치는 고스란히 보존이 되기 때문에 손해 볼 것이 없다는 계산에서 그렇습니다.

그러나 이런 생각은 크게 빗나간 예측 이라는 정황이 감지되고 있습니다.

최근 사업차 북한을 자주 방문하는 중국 국적의 조선족 사업가 조성규(가명,남, 50대)씨는 자유아시아 방송(RFA)과 가진 회견에서“조선에서는 지금 달러등 외화를 많이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극도의 불안 속에서 숨을 죽이고 화폐개혁의 후폭풍이 자신들에게 밀려올 것에 전전긍긍해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조씨는“외화를 많이 가지고 있을 것으로 짐작되는 사람들은 당국으로부터 은밀히 소환되어 강성대국 건설에 협조하라거나 당과 국가에 충성심을 보이라는 등의 명목으로 돈을 내놓을 것을 강요 받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조 씨는 “조선의 기관에 지목이 되어 이런 요구를 받고 돈이 없다고 발뺌을 한다는 것은 생각조차 할 수는 없는 노릇이고 가지고 있는 돈의 전부는 아니더라도 그들이 수긍 할 수 있는 만큼의 돈을 내놓지 않고는 후환이 크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돈을 내놓게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조씨는 이어 “이런 부름을 받고 돈을 강요 받는 사람들은 부정축재로 돈을 모은 상당한 위치에 있는 고위 간부들도 포함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하며 “이 같은 일은 고 위층의 밀지가 없으면 할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북한에서 중국에 이주하여 살고 있는 북한출신 화교 강진구(가명, 남, 60대)씨는 “이 같은 일이 과연 가능한 일인가”라는 자유아시아 방송(RFA)의 질문에 대해 “조선의 화 폐 개혁 소식을 접한 순간부터 그런 일이 있을 거라고 이미 짐작했었다”고 말하며 “과 거 92년도 화폐개혁 당시에도 이런 일은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강씨는 “이번 조선의 화폐개혁은 여러 가지 목적이 있겠지만 근본적으로는 국 가에 돈이 없기 때문에 실시 한 것으로 봐야 한다”며 “텅빈 국고를 채울 방법은 이런 방법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말하며 “당국으로부터 불려간 사람은 가진 돈을 일부 내 놓더라도 한번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고 또 다른 기관으로부터 부름을 받게 되는 식으로 돈을 뜯기게 된다”고 덧붙였습니다.

강씨는 “이번 화폐개혁은 갑작스럽게 이루어 지긴 했지만 이미 보안이 샌 정황들이 있 었다”며 “발 빠른 사람들 중 일부는 중국에서 화폐개혁이 있기 전에 이미 금을 사서 재산을 도피한 사람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강씨는 그러면서 조선과 장사를 하는 자신의 며느리가 “조선 대방으로부터 금을 사달라는 부탁을 받고 약간의 이윤을 남기고 1KG의 금을 사서 보내준 일도 있다.”고 구체적인 한 실례를 전하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