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화폐개혁 우려 주민들 ‘달러 사재기’

북한 당국이 전쟁 분위기를 조성하는 가운데 화폐교환 소문이 떠돌면서 주민들이 달러화를 사재기하고 있다고 전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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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KOREA-ECONOMY-BLACKMARKET 북한 당국이 전쟁 분위기를 조성하는 가운데 화폐교환 소문이 떠돌면서 주민들이 달러화를 사재기하고 있다고 전해졌다. 사진은 2003년 2월 평양 지하철역 부근에서 북한 주민 2명이 달러를 암거래하는 모습. AFP PHOTO/GOH Chai Hin (CHAI HIN GOH/AFP)

중국에서 김준호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중국 선양에서 북한과 합작으로 북한 식당을 운영하는 조선족 사업가 권명국(가명 56세 남) 씨는 자유아시아방송(RFA)과 한 전화 인터뷰에서 “돈이 있는 북한 주민들은 전쟁에 날 것에 대비해 북한 돈을 달러나 유로화, 중국인민폐 등으로 바꾸는 소동이 벌어지고 있었다”는 얘기를 북측 동업자에게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중국에 상주하는 북한의 무역 일꾼들이나 북한 식당 종업원들은 중국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크게 긴장하는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지만, 반면에 모든 외부 정보가 폐쇄된 북한 내부에선 금방이라도 전쟁이 터질 분위기라는 말을 수시로 전해 들었다”고 권 씨는 말했습니다.

친척 방문차 지난주 중국에 온 평양 출신 화교 손미현(가명 37세 여) 씨는 “화폐를 교환하게 된다는 은밀한 소문이 장마당 같은 곳에서 떠돈다”고 자유아시아 방송에 전했습니다. “화폐가 바뀌면 현재의 화폐는 순식간에 휴짓조각으로 변하고 달러나 유로, 중국 돈 등 외국 돈으로 바꾸려는 움직임이 은밀하게 이루어지고 있다”고 손 씨는 덧붙였습니다.

물건을 사려고 최근 중국을 방문한 신의주에 사는 화교 왕리원(가명 여 42세) 씨는 “화폐 교환에 대한 소문은 듣지 못했지만, 달러를 바꾸기가 전보다 어려워지고 달러 값이 많이 올랐다는 얘기는 사실”이라고 말했습니다. “작년 가을(10~11월)엔 미화 100달러에 28만~29만 원 했는데 요즘은 34만 원~35만 원 정도 한다”고 왕 씨는 설명했습니다.

북한은 지금까지 1947년 일본강점기에 통용되던 화폐를 ‘조선중앙은행’ 발행 화폐로 교환한 1차 화폐개혁을 필두로 지금까지 4차 화폐 개혁을 단행했는데 그때마다 개인과 기업이 보유하고 있던 화폐 중 일정 비율만 교환해 주고 나머지는 강제로 은행에 예금시키고서, 후에 돌려주지 않는 방식으로 화폐유통량을 줄여 화폐 인플레를 억제해 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