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당국이 최근 국경연선 도시인 양강도 혜산시에 중앙당 간부들로 조직된 ‘마약검열대’를 파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마약검열대의 단속은 혜산시를 시작으로 다른 국경도시들에서 순차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소식통들이 전했습니다.
서울에서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당국이 중국으로의 마약 밀수를 차단하기 위해 국경연선 도시인 양강도 소재지 혜산시에 ‘중앙당 검열대’를 파견했다고 복수의 양강도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15일 양강도의 한 소식통은 “중앙에서 갑자기 들이 닥친 마약검열대로 하여 혜산시의 분위기가 몹시 살벌해졌다”며 “이번 마약검열대의 주 타격 대상은 마약 밀수범들과 그들에게 마약을 제공해 온 배후세력”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과거 북한의 국경연선 검열은 마약과 밀수, 탈북과 외부세계 정보의 유입을 비롯한 모든 불법행위들을 막는데 집중됐으며 이번처럼 마약 한가지만을 특별히 지정해 검열을 한 사례는 없었다고 소식통은 이야기했습니다.
소식통은 북한에서 마약이란 것은 “못 해본 사람은 간첩이라고 불릴 만큼 주민들의 생활에 일상화됐다”며 “돈 없는 사람들은 지치고 고단한 삶을 잊기 위해, 간부들과 잘 사는 사람들은 쾌락을 위해 마약을 즐긴다”고 언급했습니다.
이와 관련 또 다른 양강도의 소식통은 “‘마약검열대’는 2월 초에 혜산시에 파견됐다”며 “지금은 과거 마약을 복용했거나 마약밀수 혐의가 있는 사람들부터 전면적인 재조사에 들어 간 상태”라고 16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말했습니다.
혜산시는 가끔씩 마약밀매나 밀수범들이 체포되기는 하지만 그 량이 다른 지역들에 비해 크지는 않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현재 중국에서 마약밀수입 혐의로 사형선고를 받고 창춘시 감옥에 갇혀 있는 2명도 양강도 출신은 아니라고 그는 강조했습니다.
이 소식통은 또 “정확히는 알 수 없지만 함경북도나 자강도, 평안북도 국경지역들에서는 한 번에 보통 수백 그램에서 수십 kg까지의 밀수와 밀매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식통들은 당국이 이번에 왜 혜산시에만 ‘중앙당 검열대’를 파견했는지에 대해 이유를 알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이와 관련 소식통들은 “중앙에서 하도 많은 검열을 하다나니 더 이상 파견할 검열 성원이 없어 먼저 혜산시에 검열대를 파견한 게 아니겠냐?”며 “혜산시를 시작으로 다른 여러 국경도시들을 순위별로 옮겨가며 검열할 수도 있다”고 추정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