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외국에서 범죄가 되는 마약이 북한에서는 간부들이 결혼 부조금으로 버젓이 건넬 만큼 심각합니다.
특히 뇌졸중에 특효가 있다고 해 일부 간부들은 '비상용'으로 몇 그램씩 보관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자세한 소식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사회적으로 큰 물의를 일으키고 있는 마약이 북한 간부들의 안방을 파고들고 있습니다.
함경북도 지방의 주민 한 모 씨는 북한에서 마약사용이 점점 도를 넘고 있다면서 "일부 간부들은 얼음, 즉 필로폰을 높은 간부들에게 뇌물로 주는 수준"이라고 4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말했습니다.
얼마 전 무산군에서 한다하는 노동당 간부의 딸 잔칫집에 갔던 한 씨는 보안서 간부가 흰 종이에 싼 것을 부조금으로 찔러주는 것을 보았습니다.
한 씨는 "당시 보안서 간부가 약 10g이나 되는 얼음을 부조했다"면서 "북한에서 얼음 1g에 인민폐 100위안이 넘는데, 그 정도면 많이 부조한 것 아니냐"고 대수롭지 않게 말했습니다.
마약을 뇌물로 줄 만큼 북한 주민들이 범죄 의식을 느끼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중국에서 마약범죄는 필로폰의 경우, 50그램 이상 밀반입하거나 제조, 판매할 경우 사형을 포함한 중형에 처하고 있습니다.
북한에 일반화된 마약은 '얼음' 등의 은어로 불리는 메스암페타민(필로폰, 히로뽕)의 일종입니다.
이 얼음은 1990년대 말부터 함흥시와 청진시 등 민간에서 제조되어 은밀히 퍼지다가, 현재는 고위 간부들이 '록용'이나, '사향배꼽'만큼 귀히 여기는 고가품이 되었다고 복수의 북한 내부 주민들은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얼마 전 전화로 연락이 닿은 평안북도 신의주의 한 주민도 "뇌졸중 증상을 보이던 한 친구도 뺑급(A급) 얼음을 쏘이고 나서 금방 회복됐다"면서 "얼음의 연기를 마시면 혈관이 확장되어 뇌졸중이나 심장마비에 특효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처럼 심혈관계 질병에 마약이 효과를 보이자, 북한 간부들은 "유사시에 대비해 얼음 몇 그램 정도는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앞다퉈 간수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북한에서 마약 사용층은 당간부나 검찰, 보안원 등 구매능력이 있는 특권층으로 알려졌습니다.
3년 전에 미국에 나온 한 탈북자는 "얼음은 1 그램 가격이 쌀 20kg 가격과 맞먹는데, 돈이 없는 일반 주민들은 쓸 엄두를 내지 못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무산군 보안서 정치부 지도원도 마약을 정기적으로 투여하는 중독자였는데, 최근에는 제대되어 마약 장사꾼으로 탈바꿈했다"고 권력기관과 마약과의 유착관계를 지적했습니다.
북한에서 마약은 범죄의식을 넘어 유사시 사용되는 구급약으로 변해 간부들의 장롱 속으로 흘러들어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