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마약 남용으로 결핵환자 급증

0:00 / 0:00

앵커: 북한에서 은밀하게 남용되는 마약이 결핵환자를 유발시키는 원인으로 대두됐습니다. 북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도 2017년까지 결핵을 완전히 추방하라고 지시했다고 하는데요, 자세한 소식 정영기자가 전합니다.

최근 북한 전역에 전례 없이 결핵환자가 급증해 보건당국을 당혹케 하고 있습니다.

함경북도 보건 분야에 대해 잘 아는 한 소식통은 "요즘 보건성에서 전국적으로 결핵퇴치 운동을 전개하라는 방침을 긴급하게 내렸다"고 12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소식통: 지금 전국적으로 결핵이 확산되어서요, 당에서 직접 책임지고 무조건 하라고 해서 지금 회의도 하고 난리도 아니 예요.

소식통은 "지난 1월 김정은이 보건성에서 올려 보낸 자료를 보고 2017년까지 결핵을 무조건 퇴치하라고 지시해 아랫단위에서는 회의를 소집하고, 결핵병동을 짓는 등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북한에서 결핵환자가 급증하게 된 원인은 마약으로 인한 신체허약과 만성적인 영양결핍에 있다고 그는 지적했습니다.

소식통: 기본 마약중독자들 가운데 마약중독자들이 많다고 해요.

결핵은 1990년대부터 북한에서 만성적인 영양결핍으로 창궐하기 시작했지만, 심각한 경제난 때문에 거의 방치되다시피 했습니다. 대부분 결핵병동들은 운영난으로 폐쇄됐고, 인민병원에서는 약품이 부족해 환자들에게 자택에서 치료하도록 조치한 결과 결핵 확산을 낳았습니다.

게다가 2000년 들어 급증한 마약중독자들도 결핵환자 대열에 합류하면서 이제는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확산됐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입니다.

북한 소식통은 "마약 중독자들은 얼음연기를 쏘이면 환각상태에서 밥이나 음식을 일절 섭취하지 않기 때문에 신체가 급격히 허약해진다"면서 "이런 사람들의 결핵균은 잠복성이 아니라 개방성이기 때문에 철저한 격리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이들을 격리시킬 수 있는 결핵병동이 마땅치 않아 모든 주민이 결핵균에 노출될 위기에 처했다고 소식통은 우려를 표시했습니다.

이에 따라 김 제1비서가 2017년까지 결핵을 퇴치하겠다는 야심찬 구상을 세우고 각 지방당 조직을 동원했다고 그는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이미 함경북도에서는 결핵병동을 짓는데 미화 300만 달러가 배정됐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고, 결핵약품을 김정은의 친구인 미국 프로농구선수 출신 데니스 로드먼이 유엔을 통해 들여오게 된다는 소문까지 퍼졌다"고 주장했습니다.

양강도 지방의 한의사 출신 탈북자는 "90년대 중반 파괴된 결핵병동을 복구하는데도 많은 노력과 돈이 필요할 것"이라며 "무엇보다 마약 사용을 근절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마련되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